“중국 스파이 아니야?”…비자값 1.4억원으로 올린 트럼프의 속내는 [박민기의 월드버스]
연 140만원서 1억4천만원으로
‘미국인 일자리 보호’ 인식 반영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 = EPA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7/mk/20250927114501984gigl.jpg)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존 연간 1000달러(약 140만원)였던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달러로 약 100배 올리는 행정서명에 서명했습니다. 이 같은 새로운 수수료 규정은 21일 0시1분터 발효됐습니다. H-1B 비자는 주로 기술 업계에서 많이 활용되는 프로그램으로 기업들은 해당 비자를 통해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춘 우수한 전문가들을 유치해왔습니다. 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컨설팅 회사들도 이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해왔습니다.
미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H-1B 비자를 보유한 기업은 아마존으로 해당 비자를 통해 일하고 있는 직원은 약 1만4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5505명), 마이크로소프트(5189명), 메타플랫폼스(5123명), 애플(4202명), 구글(4181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고용주가 매년 3월까지 비자 추첨을 위한 청원서를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연간 일반 비자 6만5000개, 미 석사 학위 소지자를 위한 비자 2만개 등을 포함해 총 8만5000개가 발급됩니다. 올해 비자 승인자는 오는 10월 1일부터 일할 수 있는 가운데 올해 기준 47만건 이상의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번 수수료 증액이 ‘조건에 부합하는 대상자들의 정당한 신청을 강화하고 오남용을 걸러내기 위한 종합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외국인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정책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기술 기업들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을 두고 “우리는 앞으로 매우 생산적인 인력들만 미국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경영진들도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수수료를 내는 것을 기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20일까지 미국으로 돌아오고 조치가 시행되는 21일 이후 예정된 해외 출국 계획을 모두 취소하라고 공지했습니다. 월마트는 자사 직원들에게 ‘최근 발효된 H-1B 비자 정책 변화를 계속 분석 중으로 그 상황과 의도가 분명해질 때까지 해당 비자 소지자들은 미국을 떠나지 말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경진대회에 출품된 로봇들 [사진 출처 = EPA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7/mk/20250927114503248tqdf.jpg)
밀스타인 법률그룹을 설립한 이민 전문 변호사 라켈 밀스타인은 “밤새 기술 기업 등의 H-1B 비자 소지자들로부터 전화가 쏟아졌고 앞으로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미 행정부의 비자 수수료 증액 정책에 대한 이의가 법원에 제기되면 신속한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에 전했습니다.
일본 언론도 미 정부의 이번 수수료 증액 조치가 미국이 인공지능(AI) 등 기술 개발에서 스스로 기술적 우위를 포기하고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 세계에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성장해온 기술 기업들에 큰 타격은 물론 미국의 기술적 우위 자체도 흔들릴 수 있다”며 “AI 개발 등에서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는 위험도 수반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강화에 따른 인재 유출 가능성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유럽이나 아시아 등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는 외국인 기술 전문가들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뉴욕 금융권의 한 직원은 “신규 비자 대상자에게만 적용된다고 하지만 기존 H-1B 비자 소지자들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혹시 문제가 생기면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면 된다고 주변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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