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주루 플레이' 생각나는 '배우 뺨치는 연기'와 '빈 글러브 태그', 아직 회자 되는 박석민이 생각나는 순간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5. 9. 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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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박석민처럼
한화 노시환이 포기한 척 연기하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보고도 믿기 힘든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11년 전 삼성 박석민이 KIA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희대의 주루 플레이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주인공은 한화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은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미친 연기력으로 상대의 실책을 유도했고,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그 결과 한화는 7회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짜릿한 역전승을 맛봤다.

상황은 이랬다. 6회까지 LG 선발 치리노스에게 꽁꽁 묶여있던 한화는 7회 1사 후 노시환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뒤이어 채은성의 안타 때 좌익수 김현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LG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치리노스를 내리고 신인 김영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실패였다.

한화 노시환이 런다운에 걸려 당황하고 있다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한화 노시환이 빈 글러브 태그를 유도하며 홈으로 뛰고 있다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하주석의 투수 앞 번트 때 김영우의 보이지 않은 실책이 나왔다. 타구를 잡은 김영우는 3루 주자 노시환이 홈으로 뛰는 걸 보고 공을 잡고 뛰었고, 주자를 3루 쪽으로 몰았다. 이때 2루 대주자 이원석은 3루를 밟았다. 김영우가 그대로 두 명의 주자를 3루로 몰기만 하면 뒷주자 이원석은 아웃이 되고 2사 1.3루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김영우가 갑자기 3루로 공을 던졌다. 덕분에 노시환은 홈으로 뛰게 되었고 이후 노시환의 역대급 연기가 나왔다.

홈으로 몰린 노시환은 포기한 듯 서서 들어갔고 포수 박동원은 3루 주자 노시환이 아닌 타자 하주석의 주루를 더 신경 쓰며 글러브에서 공을 뺐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미트에서 공을 빼는 걸 본 노시환이 왼쪽으로 몸을 비틀며 홈으로 파고들었고 당황한 박동원이 왼손 빈 글러브로 태그를 하는 황당한 모습이 나왔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하지만 한화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판정 번복되며 한화가 동점을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스리피트 위반이 아니냐며 이야기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빈 글러브 태그를 한 LG 박동원이 당황하며 홈으로 송구하고 있다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한화 노시환이 센스 있는 주루로 홈을 밟고 있다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어이없는 수비로 흔들린 LG를 한화는 가만히 두지 않았다. 이도윤의 역전 2타점 결승 적시타와 심우준의 기습 번트 적시타로 4-1을 만들며 역전승을 거뒀다.

배우 뺨치는 노시환의 연기는 마치 지난 2014시즌 삼성 박석민이 주루 플레이를 보는 듯했다. 당시 박석민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의 경기에서 만화 같은 주루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했다. 3루 주자였던 박석민은 이흥련의 3루 강습 타구 때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홈으로 송구가 된 상황에서 반도 이르지 못했고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체념한 듯 당당하게 걸어오던 그는 KIA 포수 백용환의 방심한 순간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면서 태그를 피했다. 그리고 마치 아웃인 듯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척을 하다 몰래 홈플레이트를 순식간에 밟았다. 이 주루 플레이는 아직 회자 되는 유명한 장면이다.

2014시즌 삼성 박석민의 주루 플레이 모습 / KBSN 스포츠 방송 캡쳐

한화 노시환도 박석민 못지 않는 역대급 연기를 보여줬다. 노시환의 포기한 척 연기는 흐름을 바꾸고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선발 류현진도 "노시환이 아웃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의 실수를 캐치할 수 있었고, 그게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았지만, 포기한 척했던 연기력도 좋았다"라며 감탄했다.

[포기한 척 연기하며 빈 글러브 태그를 유도한 한화 노시환 / 대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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