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조세지출 80조 돌파…국세부담률은 OECD보다 한참 낮아

김용훈 2025. 9.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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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대기업에 혜택 집중, 형평성 논란
국세 감면율 3년 연속 법정 한도 초과
재정지원·조세지출 이중지원 정비 필요
기획재정부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국세 감면액이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세수 감소로 조세부담률이 OECD 평균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조세지출의 수혜가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7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6년도 조세지출예산서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조세지출 규모는 80조5277억원이다. 국세 감면율은 16.1%로, 법정 한도(16.5%) 안에 들었지만 이는 직전 3년간 한도를 초과한 결과치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사실상 3년 연속 법정 한도를 넘어선 셈이다.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보고서는 국세 감소의 원인으로 경기 부진과 함께 감세 확대를 지목했다. 실제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022년 22.1%까지 올랐으나, 2023년 국세 수입이 급감하면서 19.0%로 떨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올해는 17.8%까지 내려앉았다. OECD 평균(25.4%)과의 격차는 2023년 6.4%포인트에서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국민부담률 역시 2023년 26.9%로 OECD 평균(34.0%)보다 크게 낮다.

세목별로는 소득세 감면이 전체의 61.5%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크다. 2022년 58.3%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보험료 특별소득공제 및 특별세액공제, 연금보험료 공제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보험료 관련 공제액은 2024년 4691억원에서 2026년 3849억원으로 이어지고, 연금보험료 공제도 매년 2000억~3000억원대 수준으로 유지된다.

법인세 감면 비중은 2023년 17.8%에서 2024년 13.9%로 급락했으나, 2025~2026년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 확대에 힘입어 15.8%까지 회복된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만 4조3954억원에 달하고, 국가전략·신성장 기술 투자에 대한 통합투자세액공제도 3조원대를 기록한다.

부가가치세 감면은 2026년 13조5031억원으로 전체의 16.8%를 차지한다. 농·축산·임·어업용 기자재 부가세 영세율(686억원),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324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증권거래세 감면은 일몰에 따라 2022년 2869억원에서 2026년 671억원으로 급감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조세특례제한법상 분야별로는 국민생활안정(32.9%), 간접국세(18.6%), 고용지원(7.3%), 근로·자녀장려(6.7%), 연구개발(6.4%) 순으로 상위 5개 분야가 전체의 71.9%를 차지했다. 혼인세액공제(1288억원), 월세 세액공제(3663억원), 전기버스 부가세 면제(2893억원), 농업·임업·어업용 석유류 간접세 면제(1조104억원) 등이 대표 항목이다. 고용지원 분야에선 통합고용세액공제가 4조6340억원으로 가장 크고,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도 1조2260억원에 이른다.

수혜 계층별 귀착을 보면 개인이 63.8%(51조3929억원), 기업이 35.4%(28조4713억원)다. 개인 중에서는 고소득자의 비중이 2022년 31.7%에서 2026년 35.1%까지 상승한다. 기업 가운데서는 여전히 중소기업이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대기업집단)의 비중이 2024년 9.8%에서 2026년 16.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감면액 상위 항목에서도 편중이 두드러진다. 보험료 특별소득공제 및 특별세액공제가 3년 연속 최대 감면액(2026년 7조7560억원)을 기록했고, 연금보험료 공제(5조650억원), 통합고용세액공제(4조6340억원), 근로장려금(4조576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2026년 3조75억원으로 급증하며 순위권에 올랐다. 반면 농업·임업·어업용 석유류 간접세 면제는 감면액 감소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보고서는 특히 전기·수소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 감면(차량당 300만~400만원)과 무공해차 보급사업 보조금(차량당 최대 2250만원)이 동시에 적용되는 사례를 지적하며 “재정지원과 조세지출이 중복되는 항목은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국세 감면율이 최근 3년 연속 법정 한도를 초과했는데, 이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한도 자체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며 “감면율 산정 시 초과분을 제외하는 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OECD 평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조세부담률을 고려하면, 증세나 조세지출 축소를 통한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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