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탈환' 언급 트럼프…찰스3세 설득에 입장 급선회?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 종전을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에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영토 탈환'을 언급,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기존 입장을 별안간 확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드리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은 찰스 국왕이 16∼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때 나눈 비공개 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매우 중요했다"고 텔레그래프에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후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군에 점령된 영토를 온전히 수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넘겨주고 휴전하라고 종용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예전 입장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예르마크 실장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꾼 것이냐는 텔레그래프의 질문을 받고는 그게 아니라 찰스 국왕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노력 덕택이라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훌륭한 영국 방문을 언급하고 싶다"며 "(찰스 3세) 폐하의 입장, 스타머 총리의 입장,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사람들"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익명으로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찰스 국왕과 대화를 나눈지 얼마 안 돼 나온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찰스 국왕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에 우크라이나에 관해 비공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찰스 국왕 부부는 윈저 성에서 오찬과 만찬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접대하고 하루 종일 마련된 행사에 동행했다.
특히 국빈 환영 연회에서 찰스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나라들은 역사상 가장 가까운 국방, 안보, 정보 관계를 맺고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우리는 폭정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함께 싸웠다. 오늘날 폭정이 또다시 유럽을 위협하는 가운데, 우리와 우리의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 위해 함께 연대해서 침략을 막고 평화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 트럼프와 만났을 때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전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방어하고 계속 싸워나가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매우 중요한 어떤 무기들에 대해, 아마도 처음으로 매우 개방적이고 긍정적 입장을 들었다. 큰 진전이다"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찰스 국왕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강력히 지지해 왔으며,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면박을 당한 후 이틀 뒤인 지난 3월 2일 노퍽주 샌드링엄에 있는 왕실 사유지 별장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찰스 국왕은 올해 6월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해 윈저 성에서 대화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전에 조너선 파월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 전선에 가서 군인들을 만나봤다며 "(영국 측이) 당시 얻은 정보와 인상을 우리의 미국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 사용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익명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유럽 외무장관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록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무시하는 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화가 났다"는 점을 유럽 외무장관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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