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3천년 전 구리 제련한 청동기 유적이 알려주는 철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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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전환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시작됐을까? 3천년 전 구리 제련 유적 연구에서 청동기인들이 구리를 제련할 때 철이 풍부한 암석을 첨가한 것이 철 발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연구팀의 새 분석 결과 청동기인들은 이곳에서 철을 제련한 게 아니라 구리 산출량을 늘리기 위해 철 산화물을 용제(flux)로 첨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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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전환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시작됐을까? 3천년 전 구리 제련 유적 연구에서 청동기인들이 구리를 제련할 때 철이 풍부한 암석을 첨가한 것이 철 발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3천년 전 구리 제련에 용제(flux)로 첨가된 적철광 구리 광석에서 구리를 추출하는 제련 과정에서 철 산화물인 적철석을 첨가하면 광석 내 불순물로부터 구리 금속을 더 쉽게 분리할 수 있다. [Dr Nathaniel Erb-Satull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7/yonhap/20250927080219378syqf.jpg)
영국 크랜필드대 너새니얼 어브-사툴로 박사팀은 27일 학술지 고고과학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서 조지아 남부에 있는 크베모 볼니시(Kvemo Bolnisi)라는 3천년 전 구리 제련 유적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유적에서 발견된 철 산화물인 적철석 더미와 슬래그(금속 생산 찌꺼기)를 분석한 결과 철 산화물이 구리 제련 과정에서 용제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철이 청동기인들에 의해 발명됐다는 오랜 이론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철기 시대는 철의 대량 생산이 시작됐음을 의미하지만, 철 자체가 새로 발견된 것은 아니다. 청동기 시대에도 철 유물이 발견된다. 이집트 투탕카멘 무덤에서 나온 금과 수정 손잡이가 달린 철제 단검은 청동기 시대 유물로 유명하다.
그러나 초기 철 유물은 철광석을 제련해 얻은 철이 아니라 운석에서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철로 만들어졌으며 이런 희소성 때문에 당시 철은 금보다 귀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후 철광석에서 철을 추출해 제련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도구·무기 등을 만들 게 되면서 인류 역사는 커다란 기술적 전환기를 맞았다. 철기로 무장한 아시리아와 로마 군대가 등장했고, 훗날 산업혁명의 철도와 철골 건물도 가능해졌다.
어브-사툴로 박사는 "철은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산업 금속이지만 기록 부족과 쉽게 녹스는 철의 성질, 철 생산 유적 연구 부족 등으로 그 기원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철 성분이 부족한 구리 광석 조지아 남부 청동기 유적인 크베모 볼니시(Kvemo Bolnisi) 구리 제련 시설에서는 철 성분이 부족한 구리 광석이 사용됐다. 제련 과정에서 철 산화물인 적철석을 첨가하면 광석 내 불순물로부터 구리 금속을 더 쉽게 분리할 수 있다. [[Dr Nathaniel Erb-Satull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7/yonhap/20250927080219574pdbn.jpg)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조지아 남부 크베모 볼니시의 구리 제련 유적에서 발견된 적철석 더미와 슬래그를 다시 분석했다. 이 유적의 최초 발굴자들은 1950년대 첫 분석에서 철 산화물 등을 근거로 이 유적을 초기 철 제련 시설로 판단했었다.
그러나 연구팀의 새 분석 결과 청동기인들은 이곳에서 철을 제련한 게 아니라 구리 산출량을 늘리기 위해 철 산화물을 용제(flux)로 첨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용제는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금속 추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넣는 첨가물을 말한다.
황화구리나 산화구리 같은 구리 광석에는 구리가 규산염이나 황 같은 불순물과 섞여 있다. 이들 광석을 용광로에서 녹일 때 산화철을 넣으면 철이 불순물과 결합해 슬래그가 돼 쉽게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구리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는 청동기인들이 구리 제련로에서 철 함유 물질을 실험했음을 보여주고 이는 철 제련으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단계였다며 이 발견은 청동기인들이 철을 발명했다는 오래된 이론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어브-사툴로 박사는 "이 유적은 청동기인들이 구리 제련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철을 사용한 증거"라며 "철 산화물을 독립된 재료로 이해하고 제련로에서 그 성질을 실험한 것이 철 금속 공학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Nathaniel Erb-Satullo et al., 'Iron in copper metallurgy at the dawn of the Iron Age: Insights on iron invention from a mining and smelting site in the Caucasus', https://doi.org/10.1016/j.jas.2025.106338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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