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데리고 어딜 가도 고생…'집'이 최고다[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도 돌발상황에 대한 긴장감을 놓칠 수는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가 다칠까 봐, 혹은 다른 아이를 다치게 할까 봐 부모들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자체 공동육아방에서는 아기들끼리 서로 가까이 다가서자 두 아이 엄마들이 각자 경계 태세에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 둘 다 순간적으로 손바닥을 펴고 손가락을 꼿꼿이 세운 채 팔을 어정쩡하게 들었다. 두 아이 사이에 과도한 신체 접촉이 일어나면 즉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가끔 근처에서 또래를 키우는 친구네 집에 가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성장 단계가 비슷한 아기가 있으면 굉장히 편하다. 그 집에 있는 걸 먹이고 아이들끼리 같이 재울 수도 있다. 아기 옷이 더러워지면 빌려 입기도 한다. 한 부부가 한 아이를 돌보는 것에 비해 두 부부가 두 아이를 돌보는 게 훨씬 편하다. 육아 분업도 가능하고 각자 숨통 트일 시간도 대폭 늘어난다.

그렇다고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갈 생각은 전혀 없다. 준비의 수고로움과 외부 환경의 위험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서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로 인해 고통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다. 우리 가족이 끼칠 민폐도 우려되고 아기가 남들에게 욕먹는 상황은 더 싫다.
가끔 영아와 함께 해외여행 가는 부모들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보통 24개월 미만 아기는 성인 요금의 10%만 받기에 그 전에 아이 데리고 싸게 비행기 탄다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긴 비행은 아기가 버티지 못하기에 '최장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주로 가는 듯했다. 인천 출발 기준으로 베트남, 필리핀, 괌, 사이판 정도가 대략 그 정도 걸린다.
그들과 함께했던 비행시간은 언제나 끔찍했다. 이륙 이후 기압차에 놀란 아기들은 4시간 내내 울어댔다. 난기류를 만나 벨트 채우라는 경고등이 떠도 부모는 아기를 안고 달래보겠다며 통로를 쏘다녔다. 통로 쪽 좌석에 앉은 승객들 어깨가 아기 발에 채이는 것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부모가 많았다. 영아들이 탄 비행기는 항상 아수라장이었는데 요즘 유튜브에선 "우리 아기는 비행기에서 안 그래요"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만 나온다.
최소한 아이가 기압차에 놀라 울지 않을 나이까진 비행기에 태우지 않으려 한다. 그 이후에라도 앞좌석 등받이를 발로 찬다거나 소란을 피워 남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미리 교육을 잘 하려고 한다. 꼭 비행기가 아니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욕먹지 않을 최소한의 분별력을 갖추게 하고 싶다. 그날이 우리 부부가 마음 편히 아이를 동반한 여행에 나서는 때가 될 것이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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