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그건 케밥 아니다” vs 독일 “이미 우리 음식의 일부”
튀르키예 “전통 조리법 지켜야”… EU는 거부
‘케밥’(kebab)의 원조로 통하는 튀르키예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팔리는 케밥이 정통 조리법에서 벗어났다며 시정을 요구했으나 무시만 당하고 해프닝으로 끝났다. EU 역내에서도 케밥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은 독일 정부가 ‘되너’(doner·케밥의 독일식 명칭)는 이미 독일인의 국민 음식으로 정착했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양념한 고기를 구워 채소와 함께 먹는 케밥은 흔히 튀르키예가 원조 국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인들이 케밥을 조리하는 방식은 16세기 무렵 일종의 전통으로 굳어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케밥은 유럽, 특히 독일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이는 1960년대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 성장을 일군 서독(현 독일)이 공장 등에서 일할 인력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 튀르키예로부터 80만명 넘는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인 역사와 무관치 않다. 그들의 후손을 비롯해 300만명가량의 튀르키예계 주민이 지금도 독일에 살고 있다. 케밥이 독일 스타일로 변형된 되너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를 잡아 매년 24억유로(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다른 EU 회원국에서 창출되는 수익까지 더하면 총 35억유로(5조8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케밥과 되너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재료로 쓰이는 고기의 종류다. 튀르키예 요리사들은 ‘케밥은 16개월 이상 된 소고기, 6개월 이상 양고기, 또는 닭고기를 이용해 만들어야 하며 송아지나 칠면조 고기는 안 된다’는 전통 조리법을 철저히 따른다. 반면 독일의 되너에는 송아지 고기가 주로 들어간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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