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B급 감성’ 취향저격… 온라인 달구는 공무원 샛별들 [홍보에 진심인 공무원들]
여주시 강호석 주무관 “엘사서 케데헌까지… 킹받는 즐거움 여주 매력 폭발”

■ 5천 원으로 수백만 조회수…양주시 MZ 공무원들의 홍보 비법
“스스로 공무원이라는 ‘벽’을 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양주시 SNS 채널은 ‘귀요미송’, ‘씨 오브 러브(See of love)’, ‘리치맨(Rich man)’ 영상으로 화제를 모으며 샛별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홍보정책담당관 정겨운 주무관(32)과 기획·제작을 맡은 채지석 주무관(30)이 있다. 이들의 활동명은 ‘진 주무관’과 ‘채 주사’다.
1천만 조회수의 주인공 정 주무관은 채 주무관의 제안으로 처음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만, 막상 찍고 보니 반응이 좋아 더 잘하고 싶어졌다. 댓글도 챙겨본다”며 웃었다.
‘올백 머리’ 스타일링에 진주 목걸이, 클립 귀걸이는 채 주무관의 작품이다. 사무실 서랍 속 열쇠나 끈이 목걸이가 되고, 귀를 뚫지 않아 문구용 클립으로 만든 귀걸이도 카메라 속에서는 그럴듯한 착장이 된다. 소품 하나에도 ‘여심을 여는 열쇠’처럼 나름의 콘셉트를 담았다. 그는 “편당 소품 비용은 5천 원 아래”라고 자신했다.

양주시 유튜브 채널은 개설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최근엔 MZ 세대 공략을 위해 짧은 영상 쇼츠(Shorts)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지역을 따라 하기보다, 현실적이고 지역과 연결되는 아이디어를 찾는다. ‘귀요미송’은 국가유산 야행 홍보용으로 ‘혼자 두지 말고 와달라’는 가사의 뜻을 활용했다.
채 주무관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쫓으려 퇴근 후에도 핸드폰을 붙잡고 지낸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촬영에 들어가, 일주일에 7편을 올린 적도 있단다. 그는 “제 목소리는 듣기 싫지만, 이번엔 잘될 줄 알았다. 편집하면서 이상한 사람처럼 혼자 웃었다”고 고백했다.
반응도 뜨겁다. 정 주무관은 10년 만에 친구에게 ‘너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며 연락이 왔다. 댓글에는 “양주가 어딘지 몰랐는데 알게 됐다”는 호평부터, “피지컬로 승부한다”는 농담도 달린다. 특히 ‘B급 감성’ 지자체 홍보의 원조 충주시와 비교해 “양주가 이겼다”는 응원이 이들에게 큰 힘이 됐다.
두 사람은 “이왕 하는 거, 시간을 쓰고 노력한 만큼 잘되면 좋고, 대박 나면 더 좋다”며 입을 모았다.
관심이 관광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소망과 언젠가 ‘양주 아이돌’을 만들고 싶다는 농담 섞인 포부까지. 이들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 엘사부터 케데헌 ‘소다팝’, 2000년대 감성 동방신기…‘킹받는’ 여주시의 매력

“‘킹받는다(열이 오른다)’는 댓글이 많을수록 즐겁죠.”
한 공무원이 엘사 분장을 하고 나와 “에어컨 파워 냉방으로 틀어”를 외친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소다팝(soda pop)’을 재현한 공무원 사자보이즈 멤버들에 동방신기 패러디까지.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기획·제작을 맡은 강호석 주무관(32)은 “행정 정보가 딱딱하게 보이는 게 아쉬워, 시민에게 재미있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주시는 2019년 ‘공무원의 깡’ 커버가 화제가 된 이후 시트콤 형식에도 도전했고, 최근에는 패러디 중심의 쇼츠 영상에 주력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과감한 소품과 분장이다. 가발과 의상은 구입해 활용하고, 분장에 능숙한 직원들이 메이크업을 맡았다. 덕분에 예산은 줄이면서도, 알찬 분장으로 영상에 재미를 더했다.

강 주무관은 흥미로운 영상을 기록해 뒀다가 여주에 맞게 각색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원본 영상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을 선호한다. 저작권 문제에도 유의하고, 많은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고른다는 원칙도 세웠다.
어려운 점은 출연자 섭외다. 부담스러워하는 직원이 많아, 시나리오와 콘셉트를 미리 공유하고 리허설을 거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는 “직원들이 연습까지 해오셔서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정말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공무원으로서 ‘적당한 선’을 지키는 일도 쉽지는 않다. 자극적인 소재는 피하지만, 자율적으로 만들고 최종 편집본을 공유하며 의견을 받고 있다. 내부에선 “재밌다”는 반응이 많고, 패러디 제안도 종종 들어온다.
강 주무관은 “초반엔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즐긴다. ‘또 열 받는 거 가져왔네’라는 댓글이 기억난다”며 웃었다. 그는 더 많은 시민이 ‘킹받음과 즐거움’을 느끼며 여주를 기억하길 바란다. 여주시의 유쾌한 여정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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