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기 지역 꾸준히 우상향…대출 규제 영향 '불장'은 없을 것"

황정일 2025. 9. 27. 01: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27 규제 100일, 전문가가 본 하반기 주택시장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촌 전경.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27 대출 규제’는 집값 상승 우려 속에 확산하던 서울의 패닉바잉(공포 매수)을 멈춰 세웠다. 주택 거래량이 절반가량으로 확 줄었고, 주택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에선 가격도 많이 내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집값을 잡지는 못했다. ‘돈 있는’ 현금 부자가 고가 주택을 사들이면서 서울 집값은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올랐다. 최근에는 실효성 떨어지는 주택 공급 방안(9·7 대책)으로 주택 수요를 자극해 강남권과 마포·성동구 등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6·27 대책과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 3단계 시행과 같은 대출 규제로 과거와 같은 ‘불장’은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택시장 전문가 5인의 눈을 통해 하반기 주택시장을 전망해 본다.


규제로 못 팔고 오른다며 안 팔아…매물 크게 모자라 집값 오를 것
집값은 하반기에도 오를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공급이 너무 없다. 공급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하는데, 하나는 신규 입주 물량이고 다른 하나는 매매시장에 나오는 매물이다. 그런데 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도 매수세에 비하면 크게 모자라는 상황이다.

매물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새집을 사려고 하면 대출이 걸린다. 6·27 대출 규제나 총부채상환비율(DSR) 확대 시행 등으로 새로 받을 수 있는 대출액이 현재 보유한 대출액보다 현저히 적어진다. 그러니 집을 팔고 이사를 하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두 번째는 ‘더 오를 테니’ 굳이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주택 보유자들은 대부분 진보정권에 대한 학습효과 등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 그러니 급하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팔 이유가 없다. 6·27 대책 이후 거래가 확 줄었는데도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런 현상과 상황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 같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그래픽=정수경 기자 jung.suekyoung@joins.com


9·7 주택 공급 대책 현실성 ‘의문’…유동성도 늘며 집값 하락 어려워져
서울은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과 마포·성동·강동구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다. 근거는 9·7 주택 공급 대책이다. 2030년까지 서울·수도권에 연 27만 가구, 총 135만 가구를 신규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정부는 공공 주도로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공공이 민간보다 빠르다는 전제에 동의하기도 어렵다.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도 각각 270만 가구, 100만 가구를 신규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공급 물량은 거의 없다. 두 번째 근거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다. 이미 소비쿠폰으로 13조원을 풀었고, 앞으로 60조원을 더 푼다고 한다. 한국의 통화구조를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돈은 풀리고 집은 부족해 집값은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이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 정책’이다. 계속해서 규제를 하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거나 풍선효과와 같은 부작용만 나타날 수 있다. 당장 6·27 대책으로 서민은 서울에서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규제 정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


정부 대책 ‘똘똘한 한 채’ 더 가속화…양극화 심화 오르는 곳만 오를 것
서울 인기 지역은 하반기에도 당연히 상승세가 이어진다.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부동산 관련 발언이나 실제 대책 등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더 가속화하고, 굳건히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문제 등을 떠나 정부가 “주택은 무조건 한 채만 가져라”라고 주문하니 지방에서도, 수도권 외곽에서도 서울 강남이나 한강 주변의 ‘한 채’를 사기 위해 현금 부자가 몰려 온다.

부동산 문제를 주택의 ‘가액’이 아닌 주택의 ‘수’로 접근하는 한 이 문제를 막긴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반기에도 서울 인기 지역의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대출 규제 영향으로 비(非)인기지역으로까지 매수세가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긴 힘들다.

과거와 같이 ‘불장’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비인기지역이라도 ‘신축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 지금도 신축 아파트는 인기 지역 여부를 막론하고 지역 내에서 최고가인 예가 많다. 결국 하반기에는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화하면서 오르는 곳(단지)만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대출 규제 이어 은행 대출 총량 축소…집값 오르겠지만 상승 폭은 제한적
전체적으로는 소폭 상승하지 않을까 본다. 집값이 내리려면 시장에 매물이 늘어야 하는데 집을 팔려는 사람이 없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주택 보유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반기엔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고, 신규 입주 물량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지 않으면 거래가 위축되더라도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는 만큼 매도자는 매물을 내놓을 때 신고가를 기준으로 호가(부르는 값)를 매기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 폭은 그러나 제한적일 것 같다. 거래가 확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정부가 대출 규제에 이어 은행의 대출 총량을 줄이면서 유동성이 축소하고 있다.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잘 고려해야 한다. 대출 금액이 6억원 이하라고 해도, 잔금일을 연말로 잡아 놓으면 자칫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다. 미국의 관세 여파로 등으로 제조업이 휘청이고 있다. 경기가 쪼그라들면 주택 매수 심리가 다시 위축할 가능성도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전세시장이 하반기 또 하나의 변수…신규 물량 급감, 대출 한도도 줄어
하반기 또 하나의 변수는 전세시장이 될 것 같다. 최근 서울·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이 감소한 데다 전세의 월세화로 인한 전세 물건 감소, 전세 대출 한도 축소 등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에선 1000가구가 넘는 단지도 전세 물건이 1~2건에 그친다. 특히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지방 전세시장까지 신규 입주 물량 소진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임대차시장과 주택 공급 부족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하반기에도 서울 상급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다. 정부나 서울시의 추가 규제 움직임도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마포구나 성동구 등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규제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규제지역의 경우 인근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세금을 강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주택 보유세 등을 인상하면 집주인이 보유세 인상분 일부를 임차인에게 전가해 임대차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