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검찰, 박수친 민주당, 격노한 국민의힘

박성의 기자 2025. 9. 2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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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부조직법 본회의 통과…검찰 78년 만 역사 뒤안길로
국민의힘은 표결 불참…“민주당, 정부 조직 무참히 유린”
與, 검찰청 폐지에 “국민열망 속 야만의 시대 끝나…약속 지켜”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입법권을 남용한 '정치 보복'일까, 입법권을 앞세운 '정의 실현'일까. 26일 검찰청 폐지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여야의 희비는 엇갈렸다. 검찰 폐지를 줄곧 주장해온 여당은 "야만의 시대가 끝났다"며 환영 입장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범죄자만 활개칠 것"이라며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국민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 주장했다.

검찰 깃발 ⓒ시사저널

檢 폐지에 정청래 "李대통령-국민 없었으면 불가능"

대한민국에 이제 '검찰'은 없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재석 180명 가운데 찬성 174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검찰청은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2026년 9월 문을 닫게 된다. 1948년 8월 정부 수립과 함께 검찰청이 설립된 지 78년 만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앞세워 끝까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반대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이날 오후 6시57분 국회 본회의에서 의석을 앞세워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멈춰 세웠다. 필리버스터는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180명 이상)이 찬성하면 강제로 종결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정안 강행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로써 검찰청은 간판을 내린다. 검찰의 수사 기능은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관되고, 검찰청은 기소·공소 유지만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개편된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에 두도록 했다. 수정안 시행은 공포 1년 뒤다. 이에 따라 검찰청은 내년 9월 문을 닫게 된다.

민주당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본회의 의결 직후 당대표회의실에서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대중 대통령님에 사형을 구형했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정권의 칼, 검찰은 이제 사라졌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환영 메시지를 올렸다. 정 대표는 개정안 통과 직후 페이스북에 "검찰청 폐지 확정"이라며 이 대통령과 국민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 국민들의 열망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마치고 미국 뉴욕에서 돌아오는 이 대통령을 맞으러 성남공항으로 향하고 있다고 알렸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야만의 시대는 끝났다"며 "드디어 정치검찰을 해체한다. 감히 국민 위에 군림하던 검찰권력을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시는 대한민국에 검찰공화국의 오명은 없다"면서도 "아직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검찰이 쌓아온 특권과 반칙, 정치개입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법 왜곡과 국민 억압, 정의와 민주주의 파괴의 죗값을 단단히 묻겠다"며 "더 단호하게, 더 강하게, 더 멀리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8월20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정청래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野 "범죄자 활개치고 피해자 외면당할 것"

반면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정부 조직도는 민주당 손에 무참히 유린당했다"고 반발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남은 것은 정체조차 불분명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뿐이다. 범죄자는 활개 치고, 피해자는 외면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역사는 오늘을 기록할 것이다. 아마추어들이 권력을 쥐면 제도는 휴지 조각이 되고 국정은 도박판이 되며 국민은 희생양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날"이라며 "이번 개악의 파열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민주당의 종말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테러를 통해 수사 시스템을 무너뜨린 쿠데타 결행의 날"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입법 쿠데타는 이재명 정권 몰락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예산, 범죄 피해자 구제, 공정성 확보에 있어 막대한 국민 피해가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검찰을 없애고 만들겠다는 중대범죄수사청은 밑그림조차 없다"며 "수천 명의 수사관과 직원을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정치적 독립 보장은 애초에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입법 쿠데타에 성공한 후 지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의 저열한 웃음 속에 국민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쿠데타에 성공한 독재자들은 모두 승리감에 도취돼 정청래와 같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결국 역사적으로 그 웃음이 족쇄가 돼 심판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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