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률 감독 ‘루오무의 황혼’, BIFF 첫 부산어워드 대상 수상
“100주년에도 이 무대 설 것”
배우 서기, 첫 연출작으로 감독상
중국 장률(張律·63)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대 부산어워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26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장률 감독은 영화제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김치 파는 조선족 여성을 그린 ‘망종’(2005), 몽골과 중국 국경 마을을 배경으로 탈북자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경계’(2006), 탈북 소년과 조선족 소년의 우정을 담은 ‘두만강’(2009) 등 경계인의 시선으로 한국의 안과 밖, 이산민과 유민의 삶을 조명한 작품들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세대에서 영화 연출을 가르치며 박해일·신민아 주연의 ‘경주’(2015), 한예리 주연의 ‘춘몽’(2016), 박해일 주연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 등을 연출했다.

나홍진 심사위원장은 대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너무나 쉽게 결정됐다”며 “이분의 작품을 이처럼 중요한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장률 감독은 “이 영화를 보신 분 중에는 ‘작품이 별로인데?'라고 생각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배경 장소(루오무)를 싫어하실 분은 없을 것”이라며 “혹시 영화를 본 뒤 이곳을 방문하고 싶다면 제가 직접 가이드가 되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아직 젊고 몸도 굉장히 건강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100주년을 맞는 해에도 반드시 이 무대에 서겠다”고 말해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2등 상에 해당하는 감독상은 대만 배우 서기의 연출 데뷔작 ‘소녀’에게 돌아갔다. ‘소녀’는 1988년 대만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가정폭력을 일삼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냉담한 어머니 아래, 학대와 방임 속 살아가는 소녀의 삶을 그린 영화로 서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너무 긴장된다”는 말로 입을 뗀 서기 감독은 감격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를 전했다. 그는 “특히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며 “감독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저의 첫 작품 ‘소녀’도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끝으로 마음의 상처를 가진 모든 소녀에게, 용감하게 집 밖으로 나가서 여러분의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배우상은 한국 감독 유재인의 ‘지우러 가는 길’의 주연 배우 이지원, 일본 감독 나가타 고토의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에 출연한 세 배우 키타무라 타쿠미, 아야노 고, 하야시 유타에게 공동으로 돌아갔다.
‘예술공헌상’은 중국 비간 감독의 영화 ‘광야시대’의 미술감독 류 창, 투 난이 받았다.
올해 신설된 BIFF 경쟁 부문에는 아시아 영화 14편이 초청돼 대상과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의 트로피를 두고 경쟁을 펼쳤다.
나홍진 감독이 이끈 심사위원단에는 홍콩 배우 양가휘, 인도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한국계 미국인 감독 코고나다,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한국 배우 한효주가 참여해 수상작을 가렸다.
나 심사위원장은 “심사를 몇 번 해봤지만 이렇게 언성이 높아지고 시간이 길어진 것은 처음이었다”며 “결국 굉장히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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