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60억 불린 아흔살 슈퍼개미…“재산 80% 날려도 이 원칙 지켜”
새벽 2시에 일어나 차트와의 전쟁
“내 은퇴는 내가 눈 감는 순간이죠”

이런 전쟁 같은 삶을 후지모토 씨는 벌써 70년째 이어오고 있다. ‘흙수저’로 땡전 한 푼 없이 출발한 그의 자산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2023년 처음 일본어판 책이 나올 때 18억엔(약 170억원)이었던 자산이 올해 24억엔(약 227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년 만에 60억원 가까이 벌었지만 시게루 씨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0억엔 이상 더 벌고 싶다. 남은 생이 허락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후지모토 씨가 전설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함’이다. 그는 1955년 19세 나이로 처음 주식을 시작했다. 전자 시스템이 없어 수신호로 거래를 체결하던 시절이다. 주변에 보고 배울 멘토도 존재하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하듯 종목과 기업을 공부하며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내공을 쌓아가다 보니 어느새 일본 투자자들의 구루가 되어 있었다. 후지모토 씨는 “반대로 말하면 누구나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주식도 인생도 버텨내는 자가 웃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70년 동안 후지모토 씨에게는 위기가 수도 없이 찾아왔다. 특히 1987년 블랙먼데이 사태 때는 10억엔(약 94억원)이었던 자산이 순식간에 2억엔(약 19억원)으로 5분의 1 토막이 났다. 그 충격에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났지만 후지모토 씨는 담담했다. 그는 “침울해 있을 시간도 아깝다”며 투자와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렇다면 후지모토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원칙은 뭘까. 후지모토 씨는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도 증가하며, 배당금이 증가하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장기간 꾸준하게 성장할 종목 중 현재 저평가된 종목을 고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잘 아는 분야의 종목에 접근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후지모토 씨는 평소 좋아하는 자동차·반도체 위주로 80여 개 종목을 트레이딩하고 있다.
이는 ‘가치투자의 전설’ 버핏의 투자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버핏 역시 ①내재가치가 높고 ②잘 아는 분야 위주로 ③장기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단기와 장기 보유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두 투자 전설 모두 부자가 되는 길에 지름길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셈이다.
이를 위해 후지모토 씨는 ‘1대2대6 법칙’을 소개했다. 여러 지표로 판단했을 때 괜찮은 종목에 우선 1000주를 사고, 그다음 확신의 정도에 따라 2000주·6000주를 순서대로 매수하는 투자법이다. 이런 식으로 매매하면 불확실성 높은 장세에서도 안정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이익을 얻는다는 게 후지모토 씨의 설명이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지표 중 하나는 RSI(상대강도지수)다. RSI가 30% 이하면 과매도, 70% 이상이면 과매수라고 판단한다는 팁도 전했다.
다만 후지모토 씨는 “최저점에 사서 최고점 때 팔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라”는 경고도 남겼다. 그는 “주식은 자기 욕망과의 싸움”이라며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를 거라고, 내리면 다시 오를 거라고 낙관하다가 손실을 키우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머리와 꼬리를 내어주고 소액이라도 안전하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순간을 노리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투자 전설이 보는 증시 전망은 어떨까. 후지모토 씨는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일본 증시는 성장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 주가는 지난 12일 개장 직후 4만488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후지모토 씨는 미국 증시와 관련해서는 “다소 고평가된 느낌”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후지모토 씨는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도 남겼다.
“무엇보다 주식 투자를 좋아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이 일을 오래 할 수가 있지요. 눈앞의 이익만 보고 일희일비하면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제가 주식 세계에서 은퇴하는 날은 눈 감는 날로 정했어요. 89세 먹은 제가 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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