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강행한 與…성과 자평 속 "부담 커졌다" 우려도

2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의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정책·감독 체계를 바꾸는 금융조직 개편안이 법안 상정 직전 제외된 데 대한 아쉬움도 뒤따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사적인 날"이라며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발걸음을 민주당은 튼튼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 "추석 귀향길에 검찰청이 폐지됐다는 뉴스를 들려드리겠다던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과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덕분"이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개정안이 처리된 직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검찰청 폐지 확정"이라고 알렸다. 그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열렸던 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드디어 이재명 정부의 밑거름이 되어줄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고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던 검찰개혁도 힘차게 닻을 올린다. 기득권 세력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국민주권 정부의 설계도"라며 "설계도 없이는 공사도 불가능하며 정부조직법 통과로 일하는 정부가 본격 가동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금융조직 개편이 법안 처리 직전 백지화된 것을 두고도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거시건전성 회복을 위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지금이라도 금융체계 개편 여야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어떻게 하루 만에 바뀔 수 있느냐" "오랫동안 논의된 금융조직 개편이 이렇게 바뀐 것은 너무 아쉽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관련 비공개 고위 당정대 회의를 마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9.25. /사진=조성봉](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6/moneytoday/20250926210139589ejfl.jpg)
당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되는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위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융감독원에서 분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뒤 금감위의 통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현 금융 체계에서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3시간여 앞두고 금융조직 개편안을 제외키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을 비롯한 9개 후속 법안이 야권 반대 속 윤한홍 국민의힘 위원이 위원장인 정무위원회에서 장기간 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융당국이 몇 달씩 불완전한 과도기 상태에 머물며 현장의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대신 국민의힘이 금융조직 개편 관련 법안에 협조하기로 했던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가 파기된 데 따른 여파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대표는 당시 강성 지지층과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재협상을 지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 수정안은 특검 측의 요구를 반영한 수준이었다"며 "지도부가 당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많았다 보니 정작 검찰개혁 등의 성과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또 환경부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을 넘겨받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각각 확대 개편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폐지되고 위원 정수가 방통위에 비해 늘어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설된다.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던 사회부총리 직은 폐지하되 미래 기술 대응을 위해 과학기술부총리가 신설된다. 개정안에는 개편 시행 시기가 내년 1월 2일로 명시됐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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