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강행한 與…성과 자평 속 "부담 커졌다" 우려도

오문영 기자, 김지은 기자 2025. 9. 26. 19:5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9차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9.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2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의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정책·감독 체계를 바꾸는 금융조직 개편안이 법안 상정 직전 제외된 데 대한 아쉬움도 뒤따랐다.

'與 주도' 정부조직법 처리…"역사적인 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시작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24시간28분만에 강제 종결했다. 이후 표결에 부쳐진 개정안은 재석 180명 가운데 찬성 176명으로 가결됐다. 당초 우원식 국회의장이 174명이 찬성한 것으로 선포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버튼을 잘못 눌렀다며 수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은 법안에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사적인 날"이라며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발걸음을 민주당은 튼튼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 "추석 귀향길에 검찰청이 폐지됐다는 뉴스를 들려드리겠다던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과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덕분"이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개정안이 처리된 직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검찰청 폐지 확정"이라고 알렸다. 그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열렸던 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드디어 이재명 정부의 밑거름이 되어줄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고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던 검찰개혁도 힘차게 닻을 올린다. 기득권 세력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국민주권 정부의 설계도"라며 "설계도 없이는 공사도 불가능하며 정부조직법 통과로 일하는 정부가 본격 가동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담 크다" 내부 우려도
지도부가 이같이 성과를 강조했지만 내부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의 모든 정치적 부담이 여당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개편 과정이나 시행 초기에 혼선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 책임이 민주당에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부조직 개편은 국가 행정체계의 틀을 바꾸는 중대 사안인 만큼 그 부담도 크다"며 "부처 간 갈등 같은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여당이 고스란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금융조직 개편이 법안 처리 직전 백지화된 것을 두고도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거시건전성 회복을 위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지금이라도 금융체계 개편 여야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어떻게 하루 만에 바뀔 수 있느냐" "오랫동안 논의된 금융조직 개편이 이렇게 바뀐 것은 너무 아쉽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관련 비공개 고위 당정대 회의를 마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9.25. /사진=조성봉

당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되는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위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융감독원에서 분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뒤 금감위의 통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현 금융 체계에서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3시간여 앞두고 금융조직 개편안을 제외키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을 비롯한 9개 후속 법안이 야권 반대 속 윤한홍 국민의힘 위원이 위원장인 정무위원회에서 장기간 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융당국이 몇 달씩 불완전한 과도기 상태에 머물며 현장의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대신 국민의힘이 금융조직 개편 관련 법안에 협조하기로 했던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가 파기된 데 따른 여파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대표는 당시 강성 지지층과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재협상을 지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 수정안은 특검 측의 요구를 반영한 수준이었다"며 "지도부가 당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많았다 보니 정작 검찰개혁 등의 성과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한편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검찰청은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신에 공소 제기와 유지를 담당할 공소청과 중대범죄 등의 수사를 맡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새로 만들어진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세제와 국고(결산) 정책을 담당할 재정경제부, 예산 편성과 재정 정책 등을 맡는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또 환경부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을 넘겨받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각각 확대 개편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폐지되고 위원 정수가 방통위에 비해 늘어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설된다.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던 사회부총리 직은 폐지하되 미래 기술 대응을 위해 과학기술부총리가 신설된다. 개정안에는 개편 시행 시기가 내년 1월 2일로 명시됐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