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기재부 쪼개서 힘빼고 … 기후부는 에너지 합쳐 '공룡'으로
기재부 예산·기획 기능 빠지고
검찰청 78년만에 해체 수순
부처별 내부반발 커질 우려도
경제부총리 세제 정책만 맡아
컨트롤타워 역할 못한단 지적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국무총리실 소속의 기획예산처로 쪼개진다. 검찰청은 유예 기간 1년을 거쳐 해체 수순을 밟는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금융감독 개편 방안을 백지화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결 시점에 맞춰 26일 강행 처리했다. 재석 의원 180명 중 찬성 176명, 반대 1명, 기권 3명으로 통과됐고,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본회의 통과 직후 브리핑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형을 부여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정권의 칼 검사가 이제 사라졌다"고 말했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이 공백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 조직 개편안 방향은 핵심 권한이 집중된 기재부와 검찰청 등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18년간 경제 정책을 총괄했던 기재부에서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이 빠져나가며 국무총리실 소속 기획예산처가 신설된다. 또 기재부의 나머지 경제 정책·국제 금융·국고 업무를 갖고 경제부총리 소속의 재정경제부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기재부가 분리되면서 관련한 7개 기금도 3개 부처로 분산 이관될 전망이다. 공공자금관리기금, 외국환평형기금, 대외경제협력기금, 국유재산관리기금 등이 재경부에 남는다.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과 복권기금은 기획예산처로 이관된다. 기후대응기금은 기후환경에너지부로 옮겨진다.
다만 그동안 논의됐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개편은 전날 고위 당정대 협의회를 거치며 철회됐다. 금융위의 국내 업무 기능 이관이 불발되고 산하 기금까지 타 부처로 이관되면서 기재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은 일제히 이번 기재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예산 기능을 상실한 재경부가 금융 정책 기능까지 가져오지 못한 건 치명적이란 평가다. 전직 고위급 경제관료 인사는 "조직 개편은 일장일단이 있지만 걱정스러운 건 너무 견제와 균형에 신경 써 기재부의 기능과 권한을 분산시킨 것"이라며 "분산, 견제, 자율에 치중하다 보면 국정의 효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조직 개편안에 대해 경제부총리가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산, 세제, 금융 세 가지 경제 정책 수단 중 경제부총리가 갖는 수단이 세제 정책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사 범위·대상 결정 권한을 갖고 기소 여부 판단까지 동시에 수행했던 검찰 역시 나뉜다. 기소를 담당하는 공소청과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각각 법무부, 행정안전부 산하로 편입된다. 법안 통과 후 1년의 유예 기간에 범정부 검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세부 내용을 짠다. 내년 9월이면 1948년 창설 후 78년 만에 검찰청이 간판을 내리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기존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금융범죄, 기술유출범죄 등 검찰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누적된 수사력이 소실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센티브 없이 조직을 신설하는 데만 급급할 경우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하나 더 만들어 '제2의 공수처'가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보완수사권은 인권변호사 등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등 기관의 수사가 충분하지 않거나 증거가 부족할 때 공소청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직 개편을 통해 에너지 업무도 산업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된다.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물·대기 등 기존 업무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 전력망 구축 등도 책임지는 거대 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영욱 기자 / 나현준 기자 / 신유경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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