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호의 세계 명반 산책] 굿바이, 로버트 레드퍼드

2025. 9. 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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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세상을 떠났다.

지난 9월 16일 미국 유타의 자택에서 89세로 생을 마감한 그의 별명은 '선댄스 키드'였다.

필자는 이 작품으로 레드퍼드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레드퍼드가 감독·제작·내레이터·배우라는 네 가지 역할을 소화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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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J 토머스의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앨범 표지 이미지.

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세상을 떠났다. 지난 9월 16일 미국 유타의 자택에서 89세로 생을 마감한 그의 별명은 '선댄스 키드'였다. 이를 계기로 그가 출연한 영화를 부지런히 챙겨 보았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다. 결론은 배우로서 품격이 느껴지는 연기력에 있었다. 필자가 제일 먼저 만난 레드퍼드의 작품은 1969년 개봉한 '내일을 향해 쏴라'였다.

1986년에 TV로 시청했던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서부 개척 시대에 등장한 은행강도를 다룬 작품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레드퍼드는 선댄스 키드를, 폴 뉴먼은 부치 캐시디라는 배역을 담당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쑥 등장한 주제곡이었다. 엣타 플레이스 역을 맡은 캐서린 로스를 자전거 앞에 태운 부치 캐시디는 범죄자라고 보기 어려운 행복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 장면에서 등장한 노래가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였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추격자 집단을 향해 총을 들고 돌진하는 선댄즈 키드와 부치 캐시디의 마지막 모습이다. 이후 등장하는 총소리는 이들의 최후를 상상하게 해주는 놀라운 음향 효과였다. 그렇게 '내일을 향해 쏴라'는 아카데미 촬영상·음악상·주제가상·각본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영화에서 레드퍼드는 뉴먼과 달리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배역을 소화해냈다.

필자는 이 작품으로 레드퍼드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다. 그는 이후 여러 영화에서 호연을 펼쳤다. 마지막 반전이 빛을 발하는 '스팅',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연인으로 출연했던 '추억',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이사크 디네센의 자전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 브래드 피트와 함께 출연했던 '스파이 게임', 해양 서바이벌 영화 '올 이즈 로스트' 등이 레드퍼드가 열연한 작품이었다.

그는 배우이자 감독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레드퍼드가 감독·제작·내레이터·배우라는 네 가지 역할을 소화했던 작품이다. 낚싯줄을 던지는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의 포스터는 1990년대 중반 무렵 한국의 카페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그의 감독 데뷔작은 1980년에 나온 '보통 사람들'이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감독상·작품상·각본상·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다시 '내일을 향해 쏴라'의 음악을 떠올려본다. 영화 주제가인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를 부른 가수는 B J 토머스였다. 1942년 오클라호마주 휴고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교회 합창단으로 활동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나갔다. 1960년대 후반부터 인기를 얻었던 그는 '내일을 향해 쏴라' OST의 대히트로 엄청난 명성을 떨쳤다.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는 1970년 1월 빌보드 핫100에서 1위에 올랐으며 해당 음반은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레드퍼드의 또 다른 업적은 자신의 배역에서 유래한 선댄스 영화제를 만든 것이었다. 선댄스 영화제의 매력은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작가주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제는 매년 1월 20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개최된다. 그는 배우로서 일관된 이미지를 고수했던 인물이다. 넉넉한 미소와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 연기는 레드퍼드를 미국을 대표하는 연기자로 만들어준 결정적 요소였다. 불세출의 배우는 사라졌지만 그의 빛나는 작품들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굿바이, 로버트 레드퍼드.

[이봉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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