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명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 “사람이 웃어야 수목원이 웃는다”

황준오 2025. 9. 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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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6개월, 관람객 목표 달성 향해 순항…‘살아있는 배움터’로 도약
세계 유일 시드볼트 운영, 산림생물 보전 국제적 안전망 구축
이규명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은 개원 이후 가장 분주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이규명 수목원장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수목원의 사계절을 함께하며 이곳이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살아 있는 배움터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직원들과 함께 걸어온 시간이 제게는 큰 배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국민 모두가 이곳에서 배우고 휴식하며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과도 뚜렷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따르면 올해 관람객 목표는 32만명이다. 이 수목원장 부임 당시 2만6천명(12%)에 불과했던 방문객은 9월 현재 19만5천여명으로 목표의 60%를 넘어섰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16만8천 명이 새롭게 수목원을 찾았다"며 "관람객에게는 편안한 공간을, 직원들에게는 안전하고 즐거운 일터를 제공하는 것이 곧 성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이 웃어야 수목원이 웃는다"는 철학을 내세웠다.

수목원의 존재 가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산림생물 유산의 저장'이다. 그는 "백두대간과 고산지역의 생명자원을 수집·보전하고 이를 연구·교육·전시로 국민과 나누는 것이 수목원의 사명"이라며 "특히 세계적으로 단 두 곳뿐인 시드볼트를 운영하며 기후위기와 재난으로부터 유전자원을 지키는 국가적 안전망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자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두대간수목원 측에 따르면 이곳은 아시아 최대 규모(5천179ha, 여의도 약 18배)를 자랑하며 4천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 원장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저장고가 주로 작물을 보관한다면,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를 지키는 차별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알파인하우스, 암석원, 호랑이숲 등 다양한 전시공간에 대해 그는 "보전·연구·교육·전시가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백두대간이라는 특수한 환경의 가치에도 무게를 뒀다. 그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절반 가까운 47.6%가 서식하는 지역에 자리한 수목원의 역할은 자명하다"며 "자생식물 보전·복원·활용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국민이 생태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문화 확산과 지역농가와의 상생,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ESG 경영 체계 확립도 반드시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규명 수목원장의 운영 철학은 보전 강화, 지역 상생, 소통하는 조직문화로 요약된다. 그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181농가와 계약재배를 추진해 약 40억원의 매출과 1천여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며 "올해도 34농가와 협력해 약 6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례 간담회와 직급·세대별 미팅을 통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즉시 반영하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과의 상생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 누적 215농가가 계약재배에 참여해 46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며 "'백두대간 봉화페스티벌'을 통해 자생식물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5일 개최되는 '백두대간 가든하이킹'은 참가비 일부를 봉화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 지역민과 상생하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 시대 속 수목원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그는 "산림생물 보전과 복원, 시드뱅크를 통한 유전자원 보호, 국민과 가까이 호흡하는 전시·교육 프로그램, 저탄소 운영과 자원 순환형 축제를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목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의 공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의 중장기 비전은 "자연과 국민을 연결하는 수목원·정원 플랫폼 기관"이다. 그는 "봉화군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수목원과 봉화가 함께 노력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백만낙원'의 수목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백만낙원은 두 가지 의미를 담은 전 직원의 목표"라며 "첫째는 수목원에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낙원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일 년에 백만 명 이상이 찾는 수목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목원 입구 시설물의 이름도 '백만낙원'이라며 "이 목표가 직원과 관람객 모두의 마음에 와닿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국민이 믿고 다시 찾으며, 백두대간의 가치가 일상 언어가 되는 장면을 만들고 싶다"며 "취임 6개월은 그 비전을 향한 초석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백두대간수목원이 향후 미래 세대와 지역, 나아가 세계를 잇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