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술 막걸리인데 ‘금쌀’로 빚나… 경기도 양조장의 한숨

윤혜경 2025. 9. 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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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20㎏ 소매가격 6만원 돌파
지평주조, 수급 줄어 일반미 사용
“원재료값 올라도 가격 못 올려”
가양주작, 고급화로 돌파구 마련

/클립아트코리아

쌀 20㎏ 소매가격이 6만원을 돌파하면서 소비자는 물론 경기도내 양조업계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쌀이 주 원료인 막걸리 양조장의 시름이 깊다. ‘막걸리=서민술’이란 인식이 팽배한 상황 속 쌀값 인상분을 소비자가에 반영하긴 쉽지 않아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상품 쌀 20㎏ 소매가격은 전일(6만4천817원)보다 0.3%(211원) 오른 6만5천28원으로 집계됐다. 평년(5만3천1원)과 비교하면 22.7%, 전년(5만967원)보다는 27.6% 올랐다. 최근 쌀값은 지난 1일 6만256원으로 6만원을 넘어선 뒤 줄곧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쌀값 급등의 원인은 쌀 생산량 감소, 병충해로 인한 도정수율 하락, 정부의 시장격리 정책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쌀 생산량은 358만5천톤(t)으로 전년보다 3.2% 줄었다. 재배면적 또한 2023년 70만8천12ha에서 2024년 69만8천ha로 1.5% 감소했다. 경기도는 재배면적이 7만3천187ha에서 7만2천914ha로 0.4%, 생산량은 36만6천712t에서 36만3천303t으로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벼 낟알이 익는 시기에 집중호우 및 고온으로 병·충해 등 피해가 증가한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매년 사들이는 쌀 비축 물량 36만t에 추가로 26만2천t을 시장 격리물량으로 더 사들이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감소, 쌀값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쌀값 상승세에 소비자는 물론 도내 양조장들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평막걸리’로 유명한 남양주 소재 지평주조 역시 급등한 쌀값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통상 햅쌀이 추수되기 전에는 쌀값이 오르지만, 올해엔 쌀 부족으로 가격 변동을 크게 체감하고 있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조장들은 연초 무렵 막걸리 제조를 위해 1년치 사용분의 정부미 지원을 신청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매월 지원되는 양이 달라질 수 있는데, 최근에는 수급이 원활치 않아 정부미보다 비싼 일반미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중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매월 생산하는 양이 있고, 품질을 떨어뜨릴 수 없기에 일반미 비중을 늘리며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부담은 있지만, 가격을 변동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 도내 일부 양조장은 ‘고급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양조장일수록 생산할 때 원료의 가격 영향이 크기에 단순히 대량생산이 아닌 ‘맛’에 초점을 두고 제품을 생산하는 셈이다.

군포 유일 전통주로 꼽히는 김은성 가양주작 대표는 “쌀은 2~3달이 지나면 곰팡이가 생겨 한 번에 많이 받을 수 없다. 한 번에 쓸 양인 200~400㎏을 받아 술을 담그는데, 최소 6개월의 발효 및 숙성을 거친 증류주 ‘수을43’ 등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평주조 역시 프리미엄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 ‘지평소주’를 최근 선보이는 등 품목 다양화에 나서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윤혜경 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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