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짚기 힘든 심한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아시나요

작은 상처나 가벼운 외상을 입은 뒤에도 해당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이 질환을 구별하기 어려워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원인을 한두 가지로 꼽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 뇌졸중, 척수 손상, 심근경색과 같은 심각한 손상은 물론 염좌나 골절 같은 비교적 가벼운 외상 후에도 과도한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손상된 신경이 지나치게 흥분되거나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작동, 장기간 이어지는 염증 반응, 뇌의 비정상적인 통증 기억 형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이 다양하고 환자별 차이가 크다 보니 진단이 쉽지 않다. 특히 말초신경병증, 류마티스 관절염, 섬유근육통 등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도 쉽다. 확정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단일 검사법도 없다 보니 환자의 증상과 경과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여러 보조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일 가능성을 하나씩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단한다.
주요 증상은 별다른 자극이 없어도 통증이 나타나는 ‘자발통’, 옷깃만 스쳐도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이질통’, 통증이 과도하게 증폭되는 ‘감각 과민’ 등이다. 이 밖에도 피부 온도·색 변화, 발한 이상, 부종 같은 자율신경계 이상, 근력 저하와 관절 운동 제한 등 운동신경계 기능 장애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발병 후 6개월 이내 치료를 시작해야 경과가 좋다. 신경계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약물치료 외에도 신경차단술, 물리치료, 재활치료, 심리치료 등을 시행하며 난치성 통증의 경우 척수신경자극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미순 순천향대 부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치료가 늦어지면 뇌의 통증 회로가 굳어지고, 관절 강직과 골다공증 같은 구조적 변화가 생겨 회복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주변의 오해다. 외관상 문제가 없다 보니 정신적으로 예민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시선이 돌아와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심리적 고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는 정확한 질환 설명은 물론 삶의 질까지 고려한 통합 치료 계획과 공감 및 사회적 지지도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 중 70~75%는 증상이 호전되지만 25~30%는 장기적인 통증과 기능 저하가 남을 수 있다. 완전한 통증 소실은 어렵더라도 꾸준한 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인 치료 목표다. 이미순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고통스러운 만성질환이지만 희망이 없는 병은 아니어서 조기에 진단받고 전문 의료진과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운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가족과 사회의 지지, 의료진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꾸준히 치료한다면 질환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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