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N] 아리셀 ‘중처법’ 판결…“산재 악순환 끊어야”

코트워치 2025. 9. 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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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1심 선고 공판.

박중언 등 아리셀 경영진이 전지 폭발 화재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고 봤다.

또 아리셀 측이 전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파견노동자를 공정에 투입하면서도 실질적인 안전교육은 실시하지 않아 다수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박순관은 지난 7월 23일 최후진술에서 '아리셀을 경영한 사실이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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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연대 협업하는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 https://withnewstapa.org/kinn/) 회원 언론사인 ‘코트워치’(https://c-watch.org)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9월 2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1심 선고 공판. 형사14부 재판장은 약 1시간 50분 동안 판결문을 읽어내려갔다.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파견법 등 적용 법조의 취지를 여러 번 언급했다. 

재판부는 아리셀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중언 등 아리셀 경영진이 전지 폭발 화재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고 봤다. 또 아리셀 측이 전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파견노동자를 공정에 투입하면서도 실질적인 안전교육은 실시하지 않아 다수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박순관 대표가 아리셀 경영 책임자가 아니라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리셀 박순관 대표,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1 공범으로 기소된 아리셀 직원 3명은 징역 및 금고 1~2년, 불법파견업체 경영자는 징역 2년, 건설업체 대표에게는 벌금 천만 원이 선고됐다. 아리셀 법인에 벌금 8억 원, 불법파견업체 메이셀과 한신다이아에는 각각 벌금 3천만 원이 부과됐다. 생산 담당자를 도와 전지를 운반한 아리셀 직원 1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맨 아래 표 참고)

▶화재로 전소된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공장 3동 2층. 2024년 6월 24일 아리셀 공장에서 전지 연쇄 폭발 화재가 발생해 23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사망한 23명 중 20명이 파견노동자였다. 아리셀 박순관 대표 등 관련자 8명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파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 아리셀 측 주장 “설득력 없다”

(1) “법정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라 사실을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들인 박중언에게 경영을 맡겼다. 아리셀을 경영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일체 관여하지도 않았다. 아리셀을 경영했다는 식으로 검사가 이야기하는데, 아버지로서, 경험이 있는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2025. 7. 23. 결심공판, 박순관 최후진술 중 일부)

(2) “2020년 아리셀 설립 이후 제가 경영했다. 저 나름 최고의 회사를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다. 전지 품질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해 참혹하다.” (같은 날, 박중언 최후진술 중 일부)

위 두 가지 발언에는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 담겨있다. 

(1) 먼저 박순관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 책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아리셀 측은 ‘박순관은 명목상 대표이사일 뿐 실경영자는 박중언’이라고 주장해왔다. 안전점검보고서의 최종 결재권자가 박중언이라는 점, 대외적 계약 업무를 박중언이 맡아서 진행해 왔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5년간 박순관이 아리셀 공장에 몇 번 방문했는지도 재판 내내 쟁점이 됐다. 박순관은 지난 7월 23일 최후진술에서 ‘아리셀을 경영한 사실이 없음’을 강조했다. 

(2) 두 번째는 전지 폭발 화재가 ‘예기치 못한’ 사고라는 주장이다. 아리셀 측은 1차 공판 때부터 수사로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아리셀 경영진이 ‘원인 불명의’ 전지 폭발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연타로 터질 게 아닌데 모르겠다”, “전지 연쇄 폭발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 아리셀 직원들의 수사기관 진술을 인용했고, 아리셀 과거 화재 사고2와 이번 사고는 원인과 양상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두 가지 주장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중언이 아닌 박순관을 아리셀 경영 책임자로 봤고, 박중언 등 아리셀 경영진이 과거 화재 사례, 사고 위험 징후 등을 바탕으로 전지 폭발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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