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배와 수십억원 버스 : 한강버스 '혈세 먹는 하마' 되려나
출퇴근용으로 나왔던 한강버스
서울시-김포시 간 논의도 있어
김포시 출퇴근 버스 증차 정책
김포골드라인 혼잡률 대폭 감소
한강버스 출항 이전에 이미 효과
선착장 조성에 수백억원 들였지만
수십억원대 버스 투입이 효과적
"한강에 버스를 띄워서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서울시가 꺼내든 '한강버스'가 9월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출발은 상큼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변수(폭우)와 악재(고장)에 휘말렸다. 운항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될 여지도 있지만, 예고됐던 문제라는 점에선 따져볼 게 많다. 과연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한강버스는 교통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일까. 김포시의 버스 증차 사업과 비교해봤다.
![한강버스는 2023년 4월 출퇴근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수백억원 규모로 추진됐다. [사진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6/thescoop1/20250926094613186ddjr.jpg)
'한강에 버스를 띄우겠다'는 이야기가 나온 건 2년 전이다. 서울시는 2023년 4월 14일 김포시와 서울시를 잇는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의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버스 증차와 수상 교통수단 도입을 예고했다.
그로부터 4일 후에는 '리버버스'라는 구체적인 운송수단을 언급했다. 김포시는 애초 '수륙양용버스' 도입을 이야기했지만 서울시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40인승, 시속 15㎞, 한대당 20억~30억원이라는 점에서 교통수단으로 쓰기에 역부족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선택한 것이 수상버스인 '한강버스(당시 리버버스)'였다. 한강버스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수륙양용버스와 달리 한강버스는 속도가 빨라 시속 50㎞로 움직일 수 있다." 이는 한강버스 도입의 목적이 관광이 아니라 교통수단이었다는 결정적 근거다.
발표 이후 2년 만인 2025년 9월 19일 한강버스가 공식적으로 한강에 떴다. 9월 24일을 기준으로 한강버스 운행은 6일째다. 성과를 논하기에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한강버스 사업에는 벌써부터 많은 의문 부호가 찍히고 있다. 운행을 시작하고 하루 만에 폭우가 쏟아져 팔당댐 방류가 늘자 한강버스는 운행을 취소했다.
운행 4일째에는 한강에 이미 뜬 상태에서 한강버스의 모터가 고장나 승객들이 20분간 아무 안내 방송도 듣지 못한 채 배에 머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한강버스엔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건보다 심각한 문제가 수없이 담겨 있다. 그중 하나는 예산이다.
■ 서울시 한강버스 예산 분석 = 서울시가 한강버스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배는 모두 8척. 예비용 배는 4척으로 잡았다. 서울시의회 박승진(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8척의 건조 비용으로 척당 51억원씩 총 408억원을 책정했다. 추진 방식이 다른 예비용 배는 척당 76억원씩 총 304억원의 비용을 산정했다. 운영용이든 준비용이든 어쨌거나 배 건조비용에만 712억원을 책정한 셈이다.
배 건조비용은 한강버스 운영사인 ㈜한강버스가 지불하지만, 초기엔 혈세가 일정 부분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한강버스가 공기업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로부터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한강버스는 이크루즈(이랜드그룹 유람선사업 계열사)가 49억원, SH가 51억원을 투자해 만든 자본금 100억원의 회사다. 서울시의회는 ㈜한강버스의 사업비가 모자라다는 점을 감안해 SH의 270억원 대여를 승인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6/thescoop1/20250926094614492clgt.jpg)
그렇다고 서울시가 한강버스 사업에 아무런 시비市費도 투입하지 않은 건 아니다. 2024년 서울시 예산안을 보면 한강버스 선착장 공사에 208억원을 책정했다. 2025년엔 한강버스 운항 시스템 등을 갖추는 데 25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2024년부터 투입한 예산만 23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울시는 한강버스 사업자와 운행결손금을 보장해주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한강버스 사업을 하면서 지출이 수입보다 많을 때 그 차액을 서울시가 내주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협약서의 비용추계서를 열어보면 서울시가 약속한 금액을 알 수 있다.
사업 초기 2년(2025~2026년) 발생한 적자 비용을 2026년에 계산해 2027년에 지급하는 게 계획의 골자다. 예상 금액은 41억6400만원. 한 차례로 끝나지도 않는다. 조례에 따라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운항을 이어가는 한 운항결손금이 발생한다면 계속해서 결손금을 보전해줄 수 있다.
그럼 출퇴근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말 이만한 돈을 투입한 건 효율적일까. '한강에 버스를 띄우는' 대신 단순하게 버스를 늘린 김포시의 사례를 확인해보자.
■ 김포시 사업 성과 분석 = 2023년 김포 한강신도시의 인구가 대폭 늘면서 김포 골드라인의 혼잡률은 그해 289%(탑승객/정원수)까지 치솟았다. 김포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출근길 버스'를 늘렸다. 무엇보다 2023년 4월 전세버스 40대를 투입했다. 다음달엔 버스 16대를 출근시간대에 투입했다.
[※참고: 전세버스의 종착지는 한강신도시에 있는 공동주택 단지에서 출발해 지하철 5호선, 9호선, 김포골드라인 총 3개 노선이 겹치는 김포공항역이었다. 김포골드라인을 타는 대신 버스 승차만으로도 서울 지하철 노선에 닿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
효과는 있었다. 김포골드라인의 현재 혼잡률은 190%대를 기록 중이다. 혼잡률이 2년여 만에 100%포인트가량 떨어진 셈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의 혼잡률이 190%대 후반이라는 걸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예전 같은 포화 상태는 아니다.
그렇다면 김포시는 여기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했을까. 2023년 김포시가 수요응답형버스(DRT), 출근급행버스 노선, 전세버스 증차에 사용한 돈은 27억8241만원이었다. 이듬해인 2024년엔 출근급행버스 노선과 전세버스 증차 지원에 26억4925만원을 썼다.[※참고: 2024년 성과보고서에서는 DRT는 빠졌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김포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6/thescoop1/20250926094615788zhgx.jpg)
2025년에는 공식 노선이 아니었던 출근급행버스 노선을 정규화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도로부터 5억8000만원(총 사업비의 30%)을 지원받았고 나머지 70%에 달하는 13억5000만원은 시비로 충당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률을 낮추기 위해 매년 20억~30억원 수준의 예산을 투입한 셈이다.[※참고: 김포골드라인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한 지하철 증차 사업도 있었지만, 이는 제외했다.]
이처럼 연간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한강버스와 달리, 김포시는 버스 증차에 수십억 예산을 투입해 혼잡률을 크게 낮췄다. 사건이나 사고를 떠나 한강버스는 과연 효율성이 있는 교통수단일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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