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예고없이 찾아온 아픔[덕후의 서재]

2025. 9. 26. 09: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별 거 아니겠지."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다.

처음엔 정말 별 거 아닐 거라 생각했다.

'별 거 아니겠지'는 아픈 자와 아닌 자의 견고한 경계를 난데없이 무너뜨린다.

그것이 '별 거 아니겠지'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별 거 아니겠지.”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다. 뭔가 좀 이상해도, “피곤해서 그렇겠지”라며 애써 외면한다. 네이버웹툰에서 6월 11일부터 연재하고 있는 쥐망 작가의 웹툰 ‘별 거 아니겠지’는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한다.

평범한 대학생인 주인공에게 다리 저림이 찾아온다. 처음엔 정말 별 거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결국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주인공의 일상은 완전히 뒤바뀐다.

귀여운 그림체로 그려진 이 일상물 작품이 충격적인 이유는 단순하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댓글은 공포와 안타까움이 공존한다. 병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내게 찾아올 수 있는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는 평소 건강한 사람과 아픈 사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한다. 최근 장애인연대가 지하철 운행을 중단시키며 이동권을 요구했을 때, 어떤 이들은 ‘시민의 발을 인질로 잡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 비난 속에는 은밀한 전제가 숨어 있다. 장애는 ‘저 사람들만의 일’이라는 믿음 말이다. 장애인은 시민이 아니란 뜻이다.

‘별 거 아니겠지’는 아픈 자와 아닌 자의 견고한 경계를 난데없이 무너뜨린다. 철학자 장-뤽 낭시는 심장이식 수술 후 자신의 몸을 낯설게 경험했다고 썼다. 어제까지 당연했던 몸이 오늘은 말을 듣지 않는다.

아픈 몸은 일상을 통째로 바꿔놓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세워져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지하철을 타는 일, 건물에 들어가는 일, 화장실을 이용하는 일 등 모든 것이 조건부였음을 알게 된다.

타자라고 생각했던 아픈 몸이 언젠가 내 몸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상황에서, 우린 어떤 사람들로 살아갈 것인가? 주인공을 간절하게 응원하는 마음만큼, 내 몸을 돌아보고 아끼는 만큼, 타인의 몸도 그렇게 대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 ‘별 거 아니겠지’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전혜정 청강대 교수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