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무실점' 손주영이 만든 매직넘버 3…"완봉하고 싶어? 플스로 해" 최악까지 대비한 LG [MD울산]

울산 = 박승환 기자 2025. 9. 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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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손주영./울산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그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해"

LG 트윈스 손주영은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6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76구,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하며 시즌 11승째를 손에 쥐었다.

LG는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 매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사실 LG가 스스로 승리를 포기한 경기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함덕주-백승현-이지강이 연달아 7개의 4사구를 남발, 6타자 연속 밀어내기 4사구로 KBO 불명예 역사를 두 개나 쓰면서 자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위 한화 이글스와 격차는 2.5경기로 좁혀지게 됐고, LG 입장에선 빨리 충격을 털어낼 필요가 있었다.

이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것이 손주영이었고, '롯데킬러'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투구를 제대로 선보였다. 이날 손주영은 1회 경기 시작부터 한태양-박찬형-윤동희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상대로 'KKK' 이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2회 볼넷으로 처음 주자를 내보냈지만 흔들림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3회 손성빈-전민재-한태양도 완벽하게 요리하며 순항했다.

4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의 공격을 막아내자, LG 타선은 5회초 공격에서 무려 6점을 뽑아내며 손주영에 어깨에 힘을 실었다. 이에 손주영은 5회말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조진 뒤 6회에도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 고승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이날 손주영은 7회 투구를 마친 시점에서 투구수가 76구에 불과했던 만큼 '완봉'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만큼 점수차가 여유로웠고, LG 입장에서도 투수를 아낄 수 있는 기회였으나, LG는 손주영을 8회에 등판시키지 않았다. 불펜 투수들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매직넘버를 3으로 줄여내는데 성공했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 LG 손주영이 시즌 10승을 달성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마이데일리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손주영은 '이를 악물고 던진 것 같다'는 말에 "지면 큰일이 나니까. 나는 먼저 넘어와 있었는데, 어제(24일) 경기를 알고 있었다. 울산 집에서 경기를 봤다. 내가 오늘 마운드에서 볼 질을 하거나,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면 분위기가 안 좋은 상태로 대전으로 가게 되니, 책임감도 있었다.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초구부터 하나도 가볍게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주영은 불펜에 휴식을 준 것을 뿌듯하게 생각했다. 그는 "그래서 기분 좋다. 필승조 (김)진성이 형부터 영우까지 모두 쉬게 해주고, 내일(26일)부터 3연전을 전력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뜻깊다"고 싱긋 웃었다.

"오늘 무조건 이닝을 많이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박)동원이 형이 전력 분석을 할 때 '내가 주도를 해보겠다. 공격적으로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오케이, 믿고 가겠습니다'고 했고, 동원이 형이 사인을 낸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들어갔다. 1회에 사실 제구가 잘 된 것은 아니었는데,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3회까지는 조금 안 좋았는데, 이후 동원이 형이 계속 이야기를 해주셨고, 노력을 하면서 제구가 잡혔던 것이 컸다"고 호흡을 맞춘 박동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호투의 비결에는 '집밥'의 힘도 있었다. 손주영은 "경기 전에 부모님께서 태워 주셨는데, 오랜만에 집밥을 먹었다. 소고기를 먹었다"며 "상대가 롯데이기도 했고, 울산이 고향인데, 문수야구장에서 꼭 한 번 던져보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 훈련도 했던 곳이다. 그땐 잔디도 없었다. 온통 흙이었다. 당시 좌완임에도 3루, 유격수 자리에서 펑고를 받곤 했었다"고 추억까지 떠올렸따.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 LG 손주영이 시즌 10승을 달성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마이데일리

투구수에 너무나도 여유가 있었던 만큼 데뷔 첫 완봉 욕심이 나진 않았을까. 손주영은 "원래는 8회에도 던지는 거였다. 코치님께서도 '완봉하고 싶어?'라고 물어보시길래 '하고 싶습니다!' 했더니 '그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해'라고 하시더라"며 "매직넘버가 안 지워졌다면, 다음주 화요일(30일) 두산전 등판을 준비해야 됐다. 감독님께서 최악의 상황도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유쾌하게 풀었다.

"형들도 '아쉽다. 이럴 때 해야 되는데'라고 하시더라. 만약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라면 시켜주셨을 것 같다. 그러나 시즌 중반 또는 초반인 상황이라면 도전하지 않을 것 같다. 다음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2-0, 3-0 정도의 경기라면 모르겠지만, 10-0이니까"라며 "2년 연속 규정 이닝도 채웠고, 150이닝도 돌파했다. 트레이닝 파트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관리를 너무 잘해주셔서, 팔 상태가 가장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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