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페 “故 전유성, 한국 코미디의 선구자…존경과 감사의 마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측은 16일 “대한민국 개그계의 큰 별, 전유성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선생님은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직접 창시하시고, 한국 최초의 공개 코미디 무대와 개그 콘서트 실험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70년대부터 대중에게 사랑받아온 선생님은 재치와 풍자, 따뜻한 유머로 시대를 관통하며 웃음의 가치를 일깨워 주셨다. 방송과 무대를 오가며 수많은 명장면을 남기셨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후배 개그맨들에게 든든한 스승이자 멘토로서 영감을 주셨다. 특히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코미디 페스티벌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만들어지는 데 주춧돌이 되어주셨고, 한국 코미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 전파하셨다”며 생전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이어 “선생님은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한국 코미디의 선구자셨다. 웃음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주셨던 선생님의 발자취는 한국 코미디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이제 무대 뒤편에서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고 계실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전유성은 폐기흉 재발로 투병하던 중 25일 오후 9시 5분경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76세.
1949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서라벌예술대학교 졸업 후 코미디언 겸 MC 곽규석의 방송 원고를 써주며 연예계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후 1969년 TBC '쑈쑈쑈' 방송 작가로 정식 데뷔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코미디언으로 전향한 후에는 '고전유머극장'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개그콘서트' 등에 출연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1990년대 중반 '좋은 친구들' 속 코미디 경연 콘텐트인 '전유성을 웃겨라'를 선보였고, 1999년 시작된 '개그콘서트'를 통해 대학로 소극장 개그를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옮겨오는 데 성공했다.
후진 양성에 힘쓴 한국 개그계의 거장이었다. 20대에 주병진을 발굴했고, 팽현숙에게 코미디언 시험을 권유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코미디 시장이라는 코미디 극단을 운영하며, 박휘선, 신봉선, 김민경 등 유명 코미디언들을 발굴했다. 예원예술대학교 코미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제자 조세호, 김신영 등을 길러냈다.
뛰어난 아이디어로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영화 '부시맨'의 카피를 쓰는 등 광고 카피라이터로도 일했으며,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등의 책을 썼다.
지난 6월 기흉 시술을 받고, 최근 다른 쪽의 폐에도 기흉 증상에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참석 예정이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도 불참했다. 최근 후배들에게 직접 자신의 장례 준비를 부탁한 개그계 큰 별은 결국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26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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