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몸값 너무 올라… 매각 절차·투자 일시 중단
조선업 호황으로 조선사·기자재 업체의 기업 가치가 뛰면서 매각·투자 작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적정 몸값을 두고 투자자와 기업 간 눈높이 차이가 벌어진 영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용 발전 엔진을 만드는 STX엔진의 최대 주주 지분 매각 작업은 잠시 중단된 상태다. STX엔진 최대 주주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지분 64.17%를 전량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STX엔진 주가가 1년 새 배가 넘게 오르면서 매각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STX엔진 시가총액은 7600억원대였으나 지난 25일 기준 1조6000억원을 넘었다. 유암코의 지분 가치는 1조원이 넘어 인수를 검토했던 기업들은 ‘비싸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STX엔진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25.11배로 한화엔진(40.05배), HD현대마린엔진(30.15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그러나 그룹사가 아니라 수주가 제한적이고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 해소되지 않아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화엔진이 STX엔진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엔진은 대형 선박에 사용되는 저속 엔진을 만드는데, STX엔진을 인수하면 중형 선박·발전기 등에 탑재되는 중속 엔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STX엔진 인수나 중속 엔진 자체 개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HJ중공업도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라 재무적 투자자(FI)와 논의하던 거래가 무산됐다. 올 초 HJ중공업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를 모집했다. LXP프라이빗에쿼티, 유암코가 프로젝트 펀드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확정됐다.
당초 주당 8000원 선에서 발행가가 정해질 예정이었으나 수개월 사이 주가가 3만원대로 뛰자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FI들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기존 최대 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49.39%)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가 2만8456원에 신주 전량을 인수하는 구조로 마무리됐다.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케이조선 최대주주 유암코·KHI 컨소시엄(99.58%)은 적정 기업 가치 산출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비교군인 대한조선의 시가총액은 3조원대인 반면 케이조선의 기업 가치는 1조원 이하로 평가받는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되살아나면서 몸값이 크게 높아졌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인식 차이가 크다 보니 거래 성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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