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난제 ‘폐기물’, 쓰레기 태워 전기·난방 공급해 재생에너지 전환

마아르두(에스토니아)/박상현 기자 2025. 9. 2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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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60% 이상 전환
에스토니아 이루 열병합 발전소. /에스토니아 기업청

지난 19일(현지 시각) 오전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약 10㎞ 떨어진 이루(Iru) 발전소. 전역에서 온 쓰레기가 소각되며 열병합 발전을 하고 있었다. 고온에 쓰레기를 태우며 발생한 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남은 고온의 증기는 온수와 난방으로 인근에 공급된다. 에스토니아 정부 관계자는 “쓰레기의 60% 이상을 열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폐기물’과 ‘건물’은 탈(脫)탄소가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아무리 재활용해도 결국 태워야 할 쓰레기는 발생할 수밖에 없어 탄소 발생이 불가피하고, 이미 지어진 구축 건물은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유럽연합(EU)에선 쓰레기 소각 시 열 회수율을 높이도록 ‘R(Recovery·회수)1′ 정책을 쓰고 있다. 쓰레기를 태워 열에너지로 60% 이상 전환하면 ‘R1 소각장’으로 인정돼 EU의 각종 자금 지원 및 세금 감면 대상이 된다. 소각열은 재생에너지라서 쓰레기를 태우며 생기는 탄소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한국은 소각장에서 아무리 많은 열을 뽑아내도 세금 지원 혜택이 없다.

에스토니아는 한국처럼 쓰레기 직매립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다만 매립장 포화 문제 해결이 주목적인 한국은 수도권부터 직매립을 강제로 제한하는 반면, 열에너지 확보가 목적인 에스토니아는 R1 소각장으로 쓰레기가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 쓰레기를 매립하면 처리비·매립세 등을 더해 t당 85~114유로가 들지만, R1을 쓰면 처리비·운송비 등을 합해 t당 60~70유로에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게 정책이 설계돼 있다.

건물은 냉난방 등 같은 양의 전기를 쓰더라도 효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탄소 감축의 관건이다. 에스토니아는 소련 시절 지어진 건물과 1991년 독립 이후 새로 생긴 건물이 도심에 혼재해 있다. 에스토니아는 자국 스타트업의 신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MRI로 몸 전체를 스캔하듯 건물을 스캔해 에너지 과소비 부분을 찾아내고, 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에스토니아 정부 기관, 학교, 주거 시설 등 구축 건물을 중심으로 50% 이상 에너지 효율화가 진행됐다. 한국은 2017년부터 신규 건축물에 대한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이 의무화됐으나, 구축 건물에 대한 효율화 정책은 ‘태양광 패널 부착’ 등으로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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