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거물들 만난 李 “북핵 리스크 해소할 테니 한국에 투자해라”
北 리스크·지배구조·불공정 시장 꼽으며
“시장 저평가, 외국인 투자 장애요인”
“군사적 긴장 아닌 정치적 문제, 해결 可”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명(IR)하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 참석해 월가 거물들에게 대(對)한국 투자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요인으로 짚으면서, 북핵 리스크를 반드시 해소할 테니 한국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 문제는 군사적 긴장보다 정치적 원인이 크다고 보고, 새 정부의 대북 유화책으로 긴장을 확실히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미국 투자 서밋’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증권거래소 관계자들과 환담을 한 뒤, 거래소에 마련된 종을 직접 울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씨티(Citi) 그룹 제인 프레이저 회장, 골드만삭스의 마크 나흐만 사장, JP모건 자산운용 메리 에르도스 최고경영자(CEO),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 등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 정책 사령탑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투자 서밋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갱신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PBR이 1이 되지 않고 PER도 낮다. 대한민국 기업들의 개별 실력은 정말 높이 평가할 만한데 주가는 낮은데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 지배구조 불투명성 ▲주가조작 등 시장의 불공정성이 외국인 투자 장애요인이라면서, 이런 저평가 요인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개선을 약속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군사적 긴장보다는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봤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군사력이 주한미군을 제외하고도 세계 5위에 달하고, 대한민국 연간 국방비가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의 1.5배에 달한다”고 했다. 국방력과 군사력 면에서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는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건 정치적 문제란 뜻이다.
이 대통령은 “대만도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지만 한국처럼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지 않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 리스크를 확실하게 해소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밝힌 ‘E.N.D 이니셔티브’를 다시 설명했다.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새로운 대북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핵무기를 이미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을 폭격할 수 있는 ICBM도 마지막 단계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걸 계속 방치하면 북한이 매년 15~20개의 핵폭탄을 만들게 되고 결국에는 다른 나라로 수출할 수 있다”면서 “이걸 멈추는 것만 해도 상당한 안보적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추가 핵무기 개발과 ICBM 개발을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는 핵무기 감축, 장기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구상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에 대한 엄정한 대응과 추가 상법 개정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세제 개혁을 통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하고, 자사주를 취득해 경영권 방어에 쓰지 못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이 진행 중”이라면서 “저항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느끼는 걸림돌도 빠르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 도중 한국 증시가 MSCI 지수에 편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MSCI 지수 편입을 막는 핵심 장애인 외환거래시장 제도를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겠다”면서 “외국환 거래 시간 제한도 거의 없애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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