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도 ‘C-타입’ 같은 단일화 기대...상호운용성 플랫폼 구축
제조사마다 해석의 차이 여지...오류 유발
‘GiOTEC’ 통해 상호운용성 실시간 점검
“충전 표준 확보 국가·기업, 시장 주도권”

과거 휴대폰이 처음 보급되던 시기 각 제조사별로 충전단자가 달라 휴대폰 충전에 불편을 겪거나 불완전한 범용충전기로 인한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USB C타입 충전단자로 단일화돼 있다.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하던 애플의 아이폰마저도 유럽연합(EU)의 모바일 기기 충전단자 단일화 정책에 따라 이제는 신규 모델에 C타입 단자를 적용하고 있다. 각 차량 모델, 충전기마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충전 절차의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 전기차 분야에서도 모바일 분야의 C타입 단자와 같은 충전 단일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충전 과정에서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전기연구원(KERI)에 따르면 국내외 다수의 완성차 대기업과 다양한 중소·중견 충전기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또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에는 일종의 연결 장치이자 물리적 연결이라고 할 수 있는 ‘커플러’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표준에서 정의한 충전 절차 및 통신 프로토콜인 ‘시퀀스’도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커플러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콤보1’ 표준 권고 후 각 업체 간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퀀스는 표준이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각 참여 업체들의 표준 해석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향후 PnC(전기차 내 인증서를 통한 충전 과금결제), V2G(양방향 충전 기술) 등 각종 신기술이 적용될 경우 기술적 복잡도 증가로 인해 충전 오류 발생 빈도가 더욱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ERI가 여러 기업체를 초청해 전기차와 충전기를 교차 검증하는 국제 테스티벌(Test+Festival)을 수년간 이벤트성으로 개최해 왔다. 그러나 각 제조사들이 희망할 때마다 전기차와 충전기 간 충전 호환성인 ‘상호운용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빠르게 협의할 수 있는 소통의 장, 인프라에 대한 현장 요구가 갈수록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런 수요에 따라 KERI는 다양한 전기차 및 충전기 제조사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인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 센터 ‘GiOTEC’ 구축을 추진해 왔으며 이날 세계 최초로 GiOTEC의 공식 개소를 선언했다. GiOTEC 운영위원회가 설정한 기술 기준을 통과하면 어느 기업이든 센터의 회원이 돼 자사의 전기차 혹은 충전기를 추가 비용 없이 6개월 ~ 1년의 장기간 동안 시험장에 상시 배치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센터에 들어온 타 제조사의 전기차 혹은 충전기와 자유롭게 상호운용성 시험을 시행하고, 개선 방안 협의가 가능하다. 글로벌 유명 300개 이상 기업을 멤버로 보유한 ‘국제전기차충전기술협의체(CharIN)’가 지정한 ‘제1호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이기도 한 만큼 시험 결과의 국제 통용성도 확보된다. KERI 관계자는 “GiOTEC을 통해 전기차 완성차 업체는 물론 충전기 제조사, 충전서비스사업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호운용성 확보라는 공동의 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구심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ERI는 이번 개소식을 통해 미국 전기차 충전서비스사업자인 ‘EVgo’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품질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도 진행했다. 미국 내 전기차 급속충전 네트워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EVgo와의 협력을 통해 GiOTEC의 발전은 물론 국내 충전기 제조사들의 미국 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균 KERI 원장은 “전기차와 충전기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작하는 관계인 만큼 상호 호환이 필수이고, 향후 충전 신기술도 도입되기 때문에 관련 표준을 확보한 국가나 기업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며 “GiOTEC은 국내 기업에게 빠르고 정확한 시험을 제공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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