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빈국도 온실가스 감축 공약하는데 ‘배출국 2위’ 미국은 침묵

조문희 기자 2025. 9. 2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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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 정상회의서 121개국 감축 목표 공개…미국, 회의도 불참
폭풍우에 무너진 공장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포르투펠리스의 도요타 엔진 공장이 폭풍우로 무너져 내렸다. 도요타는 이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서 121개국이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개했지만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불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국제적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날 기후 정상회의를 공동 소집했다. 유엔에 따르면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향후 10년간 새로운 기후 목표를 발표한 나라는 121개국에 달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우리는 그 한계를 영구적으로 넘어서는 것이 사람과 지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다. 과학은 우리에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브라질은 2035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9~67% 감축하고 산림 파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U는 회원국 간 이견이 있어 2035년 감축 목표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배출량을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6~72% 줄이는 데 잠정 동의했다.

생존 위기에 처한 섬나라 빈국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놨다. 팔라우는 39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군소 도서 국가연합을 대표해 2035년 배출량을 2015년 대비 4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전 세계에 저질러진 최대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여러분의 나라는 실패할 것”이라면서 “탄소발자국도 악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꾸며낸 사기이며, 그들은 완전한 파멸의 길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당일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수출 증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기후 정상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때때로 기후나 생물 다양성 문제가 마치 의견의 문제이거나 과학적 근거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식으로 말하는 연설을 듣는다”면서 화석연료 사용과 지구온난화에 관한 과학적 근거는 충분히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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