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찾아온 비극, 디펜딩 챔피언 KIA의 5강 경쟁이 끝났다

심진용 기자 2025. 9. 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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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들이 지난 24일 고척 키움전 승리 후 하이파이브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설마하던 일이 벌어졌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5강 탈락이 확정됐다.

KIA는 25일 경기가 없었다. 손쓸 도리 없이 5강 탈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5위 KT가 이날 인천에서 SSG를 10-1로 꺾으면서 가을 야구 탈락을 의미하는 KIA의 ‘트래직 넘버’가 소멸됐다. 8위 KIA가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기고, 5위 KT가 남은 4경기를 모두 다 진다고 해도 KIA의 추월은 불가능하다.

KIA는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이다. 6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을 가볍게 꺾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시즌 개막 전 절대다수 전문가가 KIA를 ‘절대 1강’으로 지목했다.

통합 우승 팀이 이듬해 가을 야구 막차조차 타지 못한 사례는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흔치 않다. 1982년 프로 야구 원년 이래 6차례(양대리그 시즌 제외) 밖에 없었다. 첫 우승 다음 시즌인 1991년 6위로 미끄러진 LG를 시작으로 1996년 OB(현 두산), 1998년 해태(현 KIA), 2005년 현대, 2010년 KIA, 2021년 NC뿐이었다. 올해를 포함해 KIA는 3차례나 같은 불명예를 감당하게 됐다.

KIA는 그 중에서도 최저 순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5일 기준 KIA는 63승 4무 71패로 승률 0.470을 기록, 리그 8위다. 7·9위 팀들과의 승차와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금 순위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KIA가 8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1995년 통합 우승 후 1996년 8위로 미끄러진 OB와 함께 최저 순위를 기록하게 된다.

KIA 선수들이 지난해 통합 우승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000년대 이후 우승 다음 시즌이면 크게 추락했던 달갑잖은 징크스 또한 반복됐다. 2009년과 2017년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KIA는 그 다음 시즌인 2010년, 2018년 부진하며 5위로 주저앉았다. 포스트시즌이 4강 체제였던 2010년에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5강 체제가 된 2018년에는 간신히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올해는 그마저도 실패했다.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3차례나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30경기 밖에 나가지 못하고 결국 일찍 시즌을 마감하는 등 주축들의 부상 공백이 컸다고 하지만 KIA는 전년도 우승 팀의 기세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8위로 추락했다. 백업 자원들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전반기를 4위로 마치고도 막상 나성범·김선빈이 부상에서 돌아온 후반기에 3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제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하는 처지다. 할 일이 많다.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선수만 6명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팀의 투·타 상징인 양현종, 최형우에 올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유격수 박찬호도 포함된 숫자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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