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검찰-방통위 폐지 정부조직법 '무제한 토론' 돌입
국민의힘 "방미통위법, 이진숙 내쫓기 위한 법 기술"
민주당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는 국민 배신·국정 파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회가 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기획재정부를 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이 졸속 법안이라고 반대하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5일 저녁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상정했으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107인이 무제한 토론 요구서가 제출함에 따라 무제한 토론을 시작했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제안 설명에서 이 법안을 두고 의원 25명이 각각 대표발의한 25건의 법률안을 통합 조정했다며 모두 크게 9가지 개편 사항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신 위원장은 △기획재정부를 국무총리 소속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 △ 환경부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개편해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사무를 이관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설치 △검찰청을 폐지하고 검찰의 기능 가운데 기소는 법무부 장관 소속의 공소청으로, 수사 기능은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각각 신설 이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학기술부총리 겸임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복수 차관제 도입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를 차관급 기구로 격상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개편 △통계청 및 특허청을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데이터처 및 지식재산처로 각각 격상 등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이 개편들 가운데 금융위원회 관련 사안을 제외하는 법 개정안(대안) 수정안을 함께 제안했다. 한 의원은 “새로운 정부가 일을 하기 위해서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서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무제한 토론이 신청된 바 없다”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라고 철회를 촉구했다.
첫 무제한 토론에 나선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정부 조직 개편이 세 가지뿐이었는데도 넉 달이 걸린 반면, 이번엔 무려 13개 항목에 걸친 방대한 개편안을 본회의에 오르기까지 단 열흘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발목잡기라는 민주당 비난에 박 의원은 “발목을 잡으려 해도 소위와 전체회의 등을 하루 만에 상정하고 통과시키며 바람처럼 달리고 있으니 잡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조직 개편안의 가장 핵심인 검찰청 폐지안과 관련해 박 의원은 “우리도 검찰 개혁에 동의하지만, 이런 식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라며 △민생 수사 지연 등 국민 피해와 △1년간 아무 대책 없이 일단 검찰청만 폐지해 생기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한 방통위 폐지 후 방송미디어통신위로 대체하는 개편 내용을 두고 “이진숙 방통위원장 내쫓기 위한 법 기술”이라며 “위인 폐관, 사람을 쫓아내기 위해서 정부 조직을 폐쇄하고 새로 만든다, 이걸 '대단한 창의력'이라고 해야 할지 '법 기술'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법을 이렇게 쓰면 안 된다. 이진숙 위원장을 쫓아내기 위해서 방통위를 폐지하시는 것은 (법꾸라지가 아닌) '헌법꾸라지'”라고 했다.
다만 박 의원은 계엄과 탄핵, 정권교체를 두고 “진정으로 죄송하다”라며 “직접적 원인이었던 계엄을 예상하지 못했고, 계엄 후 정국을 관리해 내는 데 실패했다. 아직도 극심한 분열과 갈등 속에 있는 모든 혼란에 대해 사과와 반성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사과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저녁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나와 “국민의힘의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는 국민 배신이고 국정 파괴”라며 “새 정부가 새로운 비전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로막는 것은 야당, 나아가 국회의 역할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더욱 치졸한 것은 국민의힘의 후안무치한 이중성”이라며 “과거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신속한 정부 조직 개편이 국정 안정의 핵심'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이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며 극단적 이기주의를 드러내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발목잡기 정치의 최후가 어떤 심판으로 이어지는지 역사는 기록하고, 국민은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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