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풀려 ‘총 8000억 탈루’ 식품업체 등 55곳 세무조사

사진)은 “불법적인 거래 행태에 일시 보관, 금융 추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김윤나영 기자 2025. 9. 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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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올랐다고 가격 인상…원가 부담은 가맹점에 떠넘겨
자사 임원·가족 등 ‘인력공급업체 직원’ 둔갑해 월급 받아가기도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이 식품 관련 55개 업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A사는 최근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커피 가격을 10% 넘게 올렸다. 뒤로는 사주의 가족 회사인 원재료 공급업체 B사로부터 원재료를 비싸게 사들여서 가맹점에 가격 부담을 떠넘겼다. A사는 가맹점과 나눠 낸 광고비를 본사가 전액 부담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고 인테리어 공사 지정업체로부터 알선 수수료를 받고도 소득 신고를 하지 않는 식으로 탈세했다.

A사처럼 먹거리 원가를 부풀려 탈세한 가공식품업체, 농축수산물 납품·유통 업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이 무더기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두고 과세당국이 먹거리 물가 단속에 나선 것이다.

국세청은 25일 원가 부담을 핑계로 상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 55곳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총 8000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중 한 기업은 탈루액이 1000억원대에 이르기도 했다.

조사 대상은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12개, 농축수산물 납품·유통 업체 12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14개, 예식·장례 업체 17개다. 가맹본부 중 10곳은 음식점이고 나머지 4곳은 커피 등 음료 프랜차이즈였다. 가맹점 수가 1000개 수준인 대형 프랜차이즈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가공식품업체에서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최근 가격을 10% 이상 올린 가공식품업체가 12개 중 8개에 달했다. 10% 이상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업체도 14개 중 10개였다. 예식·장례 업체들은 평균 15~20% 가격을 올렸다.

조사 대상 업체들은 주로 원재료 비용이나 인건비를 가짜로 신고하는 식으로 원가를 부풀려 소득을 축소해 탈세하는 수법을 썼다. 농축수산물 납품·유통 업체들은 농어민과 직거래할 때 계산서, 현금영수증 증빙이 필요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전가했다. 예식·장례 업체들은 할인을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 매출을 누락했다.

가공식품 제조업체 C사도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상품 가격을 올렸다. 자사 임원과 가족들을 인력공급업체 직원으로 허위 둔갑시켜 월급을 받아가는 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 사주 일가 소유의 땅을 분할·정리하는 데 들어간 개발 비용도 회삿돈으로 부담했다.

농산물 유통업체 D사는 최근 산지 가격 인상을 이유로 농산품 가격을 올렸다. 소비자가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직원 명의 차명계좌로 입금하는 매출 신고를 누락했다. D사의 사주 일가 친인척을 내세운 특수관계법인의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비용을 처리했다. 일부 사주 일가는 회삿돈으로 고급 아파트, 고가 스포츠카, 요트 등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사진)은 “불법적인 거래 행태에 일시 보관, 금융 추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사진)은 “불법적인 거래 행태에 일시 보관, 금융 추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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