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주년, 그 성과와 한계]4.행정체제 통합·개편 움직임

임명진 2025. 9. 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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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5극 3특’ 정책 통한 ‘동남권 1극’ 기대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초 가진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5극 3특' 정책을 통해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5극은 기존의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1극 체제에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대경권(대구·경북), 중부권(세종·대전·충청), 호남권(광주·전남·전북) 등 5개 권역으로 나누고, 3특은 강원과 전북, 제주도를 특별도로 만드는 걸 뜻한다.

각 권역은 산업·행정·교육·문화 등 기능을 특화해 자립적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이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방안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초지자체에서 광역시·도 간에 통합이나 연합 등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계속되는 기초 지자체 통합 시도

1995년 정부 주도의 도시와 농촌의 도·농통합에 따라 경남도의 행정 체제도 크게 개편됐다. 진주시는 진양군, 사천군은 삼천포시와 통합했는데, 통합 이후 같은 생활권을 지닌 진주시와 사천시를 통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 주민 여론조사까지 시행하는 등 중요한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지역의 이해관계에 부딪혀 그동안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는 못했다.

최근에 다시 양 지자체의 통합 논의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설치되면서 서부경남이 새로운 발전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천에는 국내 굴지의 우주항공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KAI)가 소재하고 있어 관련 산업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와 사천시의 행정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조 시장은 "동일한 생활권을 가진 양 도시의 장점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고 규모의 경제적 가치도 있을 것"이라면서 "우주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 도시가 힘을 합쳐야 한다"라며 통합을 위한 별도의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사천시는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1월 진주시와의 행정 통합을 반대하는 '사천·진주 행정통합 반대추진위원회'가 출범한 것에서 알 수 있다.

황태부 공동위원장은 "사천은 우주항공청 개청에 따라 새로운 발전의 호기를 맞아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지금은 최우선으로 사천시의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의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경남의 경우 1995년 도농통합에서, 2010년 마산·창원·진해시의 통합 창원시 출범 등 여러 사례에서 주민이 아닌 행정이 통합을 주도하면서 지역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실제 마산·창원·진해 통합으로 100만 인구를 가뿐히 넘어섰던 창원시는 오늘날 계속되는 인구 감소로 특례시 유지에 비상이 걸려 있다.

인구와 산업의 창원 집중으로 마산과 진해에서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등 통합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깊어지고 있다.

정원식 경남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30주년을 맞이했지만, 그동안 지자체 간에 서로 협력해서 성공한 모범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경남·부산·울산 재통합 논의

우리나라 고도성장기 시절 경남에서 1963년 부산, 1997년 울산 등의 분가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오늘날 이번에는 전략적 합가가 필요한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경남(321만)이 부산(324만), 울산(109만)과 다시 통합하게 된다면 750만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시장을 보유하게 된다.

통합에 대한 논의는 김경수 전 지사 시절 '메가시티', 박완수 현 지사는 '행정통합'이라는 명칭과 형태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메가시티는 기존에 지자체를 그대로 두고 상위에 새로운 연합이라는 특별 자치단체를 별도로 만들어서 초광역 업무를 하는 형태이다.

반면 행정통합은 경남과 부산의 지자체를 하나로 합쳐 단일 자치단체가 정책 전반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체계다.

메가시티 구상은 경남, 부산, 울산이 대상이지만 지방선거로 시·도지사가 바뀌면서 울산이 빠지고, 경남과 부산은 행정통합으로 방향을 바꿨다.

경남과 부산이 합쳐지면 인구 650만 명으로 경기, 서울에 이어 전국 3위, 지역 내 총생산(GRDP)은 341조 원 규모로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경남의 제조, 기계, 조선 산업과 부산의 해양, 금융, 물류 중심 산업이 결합하면 산업 간 연계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 초광역 경제권이 형성된다.

하지만 이러한 통합 논의는 주민 설득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전호환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경남과 부산의 행정통합이 차후 현실화 한다면 제기되는 여러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영삼 경남도 정책기획관 "부산과의 통합, 경제 시너지 효과 기대"
 
김영삼 경남도 정책기획관

김영삼 경남도 정책기획관은 "경제가 한창 성장할 때는 행정구역을 분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축소되고 있는 지금 단계에서는 같이 모여야 살 수 있는 상황으로 다시 바뀌고 있고 그러한 공감대가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남과 부산이 다시 통합한다면 산업 부문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경남은 부산과 지리·산업적으로 연계가 있지만 서부경남은 소외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행정통합은 서부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남과 부산이 서로 경쟁 대신 힘을 합치는 구도가 되면 다른 지역에 좀 더 많은 행정력을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된다. 서부경남의 새로운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이나 행정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행정통합시 고려되어야 할 사안은.

▲행정통합은 기존의 지자체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단순하게 면적, 구역만 통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통합이 된 만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율권이 많이 부여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예산이나 정부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실질적인 통합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제대로 추진될지 우려도 있는데.

▲통합은 행정에서 주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양 지역의 주민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추진하는 것이다.

그래서 양측 시·도민들이 원한다면 선거와 상관 없이 행정통합은 계획대로 계속 추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민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행정통합은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경남과 부산이 하나로 뭉쳐야 서로 도움이 된다는 점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실 거로 생각한다. 저희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민에게 충분한 소통과 정보 제공을 하면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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