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 난립…경기도 '허가 기준 표준화' 카드 꺼냈다
입지 제한 규정 없어 무분별 건설
이달 이격거리 등 '조례안' 마련
강제력 없어 시·군 의지 성패 좌우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물류창고 표준 허가 기준을 꺼내 들었다. 전국 물류창고의 절반 가까이가 몰리면서 발생한 난립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첫걸음이다.
다만 강제력이 없어 시·군 의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권고 수준이기 때문에 시·군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도는 기준안 확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물류창고는 2211곳이다. 전국 5745곳의 38.4%다. 국토 면적 11.8%에 불과한 도에 전국 물류창고 3곳 중 1곳 이상이 밀집해 있는 셈이다.
물류창고도 급증했다. 최근 3년간 1372곳이 신규로 등록됐는데, 도에만 639곳이 들어섰다. 문제는 물류창고 입지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허가권자는 지자체장이다.
지자체장이 건축법 등 적법성만 따져 허가를 내주는 것이 관행이었다는 게 도의회의 지적이다. 주거지와 학교 등 인구 밀집지역에 들어서면서 주민 반발도 잇따랐다.
한 사업자가 의정부 고산동에 2021년 11월 물류창고 건축 허가를 받았는데, 주민들은 안전과 교통 등을 이유로 반대하며 갈등이 커졌다. 남양주 별내신도시, 남양주 청학리, 양주 옥정신도시 등에서도 대형 물류창고 건설계획에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거셌다.
'창고시설 허가 기준'을 도시계획 조례로 통제하는 곳도 있으나 극소수다. 용인, 화성, 오산, 이천, 여주, 광주 등 6곳이다. 이마저도 입지 제한은 주거지로부터 200m 이상, 다른 곳은 100m 이상 등 지침이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공통 허가 기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의회에서 제기됐다. 의회는 지난해 7월 추진한 물류창고 건축 관련 표준 허가 기준 및 난립 방지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기준안을 마련했다. 이후 이달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례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김동연(민주당·남양주4)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물류창고 난립으로부터 안전한 정주환경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다.
조례안에는 창고는 주택지, 학교, 노유자 시설, 도서관 등으로부터 400m 이상 이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통성 검토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특히 사업 시행자가 최초 인허가 접수 전 해당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 설명회를 2회 이상 열고 의견을 수렴하도록 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시·군이 얼마나 따르느냐에 따라 실효성이 갈릴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난립하는 물류센터 문제를 막기 위해 필요한 기준안이고, 상위법 위반 소지도 없다"며 "시·군을 만나 해당 기준안이 적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도는 해당 조례 개정안의 공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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