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볼라드 다른 판단…멋대로 소방기준 혼란

추정현 기자 2025. 9. 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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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아파트 이동형 설치 과태료
소방청 “진입 지장땐 방해 행위”
철거 가능시 문제 없다는 판단도
전문가 “아파트 단지와 협의 필요”
▲ 소방차 전용 구역 앞에 이동형 볼라드를 설치해 과태료를 부과받은 파주 한 아파트./사진=독자제공

아파트 단지 내부에 지정된 소방차 전용 구역 진입로에 다른 차량 진입을 막는 볼라드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볼라드의 소방 방해 행위 여부에 대한 소방 입장도 서로 달라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파주소방서는 지난 7월 소방차 전용 구역 진입로에 차량 진입을 막는 볼라드를 설치한 한 아파트 단지에 대해 소방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며 과태료를 부과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해당 볼라드는 유사시 철거할 수 있는 이동형 볼라드고,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장치라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파주소방서는 사용승인 조건에 '볼라드 제거 및 상시 통로 유지'가 명시돼있었고 소방관계법령 위반에 해당하므로 과태료 부과는 정당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해당 볼라드가 소방기본법에서 금지하는 진입 방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소방청에 질의했으나, 소방청은 긴급출동 시 진입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답변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은 보도와 차도를 시설 설치를 통해 구분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치한 볼라드가 소방차 전용 구역 진입을 가로막는 방해행위를 금지하는 소방기본법에는 위배되는 것이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이동형 볼라드를 권고해서 설치한 건데 소방 방해 행위로 판단돼 당황스럽다"며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 볼라드가 설치돼있는 상황인데 근본적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수원 한 아파트 소방차 전용 구역 앞에 설치된 이동형 볼라드.

수원, 김포 등 경기지역 다른 아파트 단지들을 확인한 결과, 소방차 전용 구역 앞에 볼라드를 설치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아파트 관계자는 "이동형 볼라드가 소방법에 어긋나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서마다 입장도 다른 상황이다.

소방청은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일선 소방서 관계자들은 "이동형 볼라드를 위급한 상황에 바로 철거할 수 있다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소방차 출동 시 진입로를 확보하자는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아파트 단지들과 소방당국이 서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법적인 시각으로 보면 볼라드를 철거하는 게 맞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소방과 아파트 측이 위급 상황 때 진입이 빠르게 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는 게 취지에 더 맞아보인다"고 말했다.

/오윤상·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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