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산 휴먼다큐사진집 ‘여인숙2-인간의 시간’ 출간

곽성일 기자 2025. 9. 25. 19: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2회 ‘QUESTION 사진상’ 수상… “인간 복원, 진실의 기록”
▲ '여인숙2-인간의 시간'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강산(67)이 두 번째 여인숙 다큐 사진집 '여인숙2-인간의 시간'을 출간하며, 사라져가는 전통 여인숙의 풍경과 그 속에서 버텨온 사람들의 시간을 다시 세상 앞에 내놓았다. 이번 신작은 2025년 제2회 'QUESTION 사진상'을 수상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강산(67세)

△ 여인숙 달방, 인간의 시간 기록

'여인숙2-인간의 시간'은 2007년 첫 촬영을 시작으로 2021년 출간된 '여인숙'의 후속편이다.

이강산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철거 예정지 여인숙의 1평 남짓한 달방에 머물며 직접 생활하고, 그 속에 깃든 사람들의 삶과 고독, 죽음을 기록했다. 단순히 건축물이나 시설의 외형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보루로 남은 방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을 포착했다.

작가는 이번 사진집에서 기존 아날로그 흑백 대신 디지털 컬러 방식을 택했다. 이는 여인숙 사람들의 삶을 '추상'이나 '상징'이 아닌 생생한 현실로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단순히 관찰자가 아니라 '내부자'로서, 이들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하며 가족 같은 관계를 맺고 카메라를 들었다.

△ 인간 복원의 윤리

이강산은 "도시 개발과 자본의 언어 속에 지워진 인간을 복원하는 것이 여인숙 다큐의 목표"라고 강조한다. 여인숙 달방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사라져가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의 생존이 이어지는 자리다. 따라서 이 기록은 공간의 역사와 함께 인간 실존의 무게를 증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의 첫 사진집 '여인숙'이 여인숙의 상징성과 외형을 기록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면, 이번 '여인숙2'는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속 인물들은 더 이상 이름 없는 타자가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내는 고유한 존재로서 독자에게 다가온다.
 
▲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강산 作

△ AI 시대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는 이번 사진집 서문에서 "AI가 이미지를 무한히 복제하는 시대일수록 다큐멘터리 사진의 가치는 기록성과 진실성에 있다"고 밝힌다. 한 인간의 시간을 깊이 따라가며, 그의 고통과 희망, 그리고 존재의 무게를 함께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 수상과 전시

이강산은 여섯 차례의 휴먼다큐 흑백사진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이번 작업으로 인문·시사 월간지 'QUESTION'이 제정한 'QUESTION 사진상'을 수상했다. 2025년 제2회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오는 10월 18일 시상식에 참석한다. 이 상은 사회적 약자의 삶을 성찰적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올해 주제는 '진실의 기록'이었다.

그는 이미 2021년 온빛사진상, 2022년 부다페스트 국제사진상(BIFA) 'Book-Documentary' 부문 동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출간과 함께 초대 사진전도 열린다. 서울 갤러리 인덱스(10월 15~27일)를 시작으로, 대전 갤러리 TAN(11월 13~25일), 세종 세종갤러리고운(12월 11~24일)에서 순회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에서는 사진집에 실린 주요 작품 외에도 미공개 사진들이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 존재의 기록, 사회적 울림

'여인숙2-인간의 시간'은 단순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넘어선다. 이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깊은 인간의 시간을 기록한 시각적 증언'이자, 한국 사회에서 점차 지워져가는 사람들의 초상을 되살려내는 문화적·사회적 행위다. 이강산의 사진은 불편하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할 현실을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가 잊어버린 인간에 대한 연민과 존엄을 환기시킨다.

이번 사진집은 여전히 사진이 우리 사회에서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즉 '진실을 기록하는 일'을 되묻는 묵직한 성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