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우리가 몰랐던 조지오웰 첫 아내 外
# 우리가 몰랐던 조지오웰 첫 아내
- 조지 오웰 뒤에서 지워진 아내 아일린/애나 펀더 지음/서제인 옮김/생각의힘/2만4000원

조지 오웰의 ‘1984’보다 먼저 ‘세기말, 1984’라는 디스토피아 시를 쓴 여자가 있었다. 오웰의 첫 번째 아내 아일린이다. 시에는 텔레파시로 세뇌되는 미래가 언급된다. 스탈린을 비판하는 에세이를 쓰려고 마음먹은 오웰에게 아일린은 장편소설로, 동물 우화로 써보라고 제안했다. 매일 저녁 오웰은 아일린에게 그날 쓴 부분을 읽어주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세계적 작가 애나 펀더가 자신의 삶을 바쳐 ‘조지 오웰’이라는 세계를 창조했으나 서른일곱 번의 ‘내 아내’라는 언급으로만 세상에 남은 아일린을 복원했다.
# 그림으로 보는 국민동요 ‘따오기’
- 따오기/한정동 동요 그림책/박상재 글/정순희 그림/청개구리/1만6000원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이드뇨/ 내 어머님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오랜 세월에 걸쳐 불러온 국민 동요 ‘따오기’ 탄생 100주년 기념 그림책이 나왔다. ‘따오기’는 나라를 잃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동요로 승화시킨 한정동 시인의 대표작이자 한국 동요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박상재 작가는 한정동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과 그리움, 나라 잃은 슬픔을 따뜻하고 아름답고 애잔한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정순희 화가는 정감 어린 그림으로 감동을 준다.
# 인류를 지배해온 건 결국 돈
- 머니: 인류의 역사/데이비드 맥윌리엄스 지음/황금진 옮김/포텐업/2만8800원

로마제국은 왜 멸망했을까? 왜 유럽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17세기 네덜란드는 어떻게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었을까? 왜 유독 프랑스에서 왕을 처단하는 혁명이 일어났을까? 세계 패권은 어쩌다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을까? 이 모든 질문의 공통된 정답은 ‘돈 문제’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6위, 제임스 조이스상 수상 작가인 아일랜드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맥윌리엄스. 그가 5년에 걸쳐 집필한 이 책은 ‘돈 문제’를 중심으로 5000년 인류의 역사를 재해석한다.
# SF판타지 작가의 단편소설집
- 산맥 공주/이지연 단편소설집/황금가지/1만7000원

‘드래곤 라자’ ‘반지의 제왕’ ‘듄’ 등 굵직한 작품을 한국에 첫 정식 출판한 편집자이자, 30년 이상 SF 판타지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하며 한국 장르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이지연. 저자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상상력, 긴 시간 쌓아온 장르 문학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 단편소설집. 고인이 된 저자의 추모 1주기를 맞아 생전에 애정을 가지고 다듬었던 미발표작과 기 발표작 등 여덟 작품을 엮었다. ‘눈 속의 요정’ 등 초기작에서 사건의 플롯을 능숙하게 다루는 변화된 스타일을 선보인 최근작 ‘산맥 공주’까지 볼 수 있다.
# 영어 단어에 숨은 문명의 역사
- 영단어 세계사/시미즈 겐지 지음/위정훈 옮김/파피에/2만2000원

궁전을 뜻하는 palace는 로마 제국이 세워진 ‘팔라티노 언덕’에서, 잡지를 뜻하는 magazine은 아랍어로 ‘창고’라는 단어에서 왔다. 영주(lord)의 어원은 ‘빵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loaf(빵 한 덩어리)와 어원이 같다. lady(여성, 귀부인) 역시 ‘빵 반죽을 개는 사람’이 어원이다. 이 책은 로마 제국에서 르네상스 시기에 태어난 영단어들의 어원을 따라가면서 단어 속에 숨어 있는 문명과 역사, 신화 종교 전쟁 정치를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영어 학습자에게는 단어의 이해와 암기를 돕고, 역사 애호가에게도 흥미로운 책.
# 목적이 아닌 지금에 만족하는 법
- 공허의 시대/조남호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8500원

치열하게 살았는데 왜 이토록 허무한가.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이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내면화된 오래된 ‘목적주의’라는 프레임 때문이라고 말한다. ‘잘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연구해 온 철학기업 라이프코드 대표 조남호의 인생 강의 ‘공허의 시대’가 책으로 찾아왔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누적 조회수 310만 회를 기록한 내용이다.
저자는 목적주의의 새로운 대안으로 ‘충만주의’라는 삶의 철학을 제시한다. 미래가 아닌 현재에, 결과가 아닌 과정에, 성취가 아닌 경험에 집중하는 인생관이다.
# 서정시 거장 15번째 위로 시집
- 편의점에서 잠깐/정호승 시집/창비/1만3000원

‘서정의 거장’ 정호승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 3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 그는 한국인의 영혼을 가장 깊이 위로해 온 시인이다. 그의 시에서 감동과 위로를 받는 것은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서 가장 빛나는 가치를 길어 올리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익숙한 위로를 넘어, 한층 깊어진 순결한 원숙미를 보여준다. 시 ‘기도하는 법’의 1연을 소개한다. “혼자 있지 말고 홀로 있을 것/ 외로워하지 말고 고독할 것/ 굳이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으지 말 것/ 하늘을 우러러보다가 땅을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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