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제30강)5 수천수(水天需) 上


건하감상(乾下坎上)의 상(象)이 수천수이다. 하늘에서 비가 오는 것과 관련이 많다. 만일 득괘해 수천수괘를 얻고 동효가 없는 무동괘(無動卦)라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것이고 오효(五爻)가 돼야 일이 이뤄진다고 판단한다.
수괘(需卦)에서 수(需)는 기다린다는 의미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강한 의욕을 가지고 기다렸다가 때가 오면 바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같은 의미를 지닌 수(須)는 소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자기로부터 나아가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수(需)는 시간적인 의미로서 때가 되면 일이 이뤄지기는 하는데 이뤄지는 때는 오효의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수(需)는 비, 구름의 뜻인 ‘우’(雨)자 아래 ‘이’(而)자인 하늘 모양을 담고 있으니 하늘 위로 구름이 올라가고 있는 형상이다.
하늘 위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으나 아직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밀운불우지상(密雲不雨之象)이다. 그래서 ‘비를 기다린다. 비가 내려야 윤택함을 얻는다’라는 뜻이 된다. 하괘는 건천으로 나아가려고 하나 상괘는 감수 함험(陷險)으로 건천이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막고 있다.

그러나 둔괘(屯卦)는 분동의 성질이 있는 진이 나아가려고 해도 나아가지 못하는 고민의 상이지만, 수괘(需卦)에서는 내괘의 건은 원만 강건한 괘로 위험을 보면 멈추는 여유와 덕량(德量)을 가지고 있으므로 둔괘처럼 고민하거나 초조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면서 함험(陷險)에 대비하면서 잠시 머물러 있다가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따라서 둔괘는 곤란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저돌적(猪突的)인 청년(震)의 고민이고, 수괘는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경험한 노련한 성인(乾)의 대기(待期) 자세라 할 수 있다.
상하괘 팔괘의 성상(性狀)을 살펴보면 상층부 감수는 오랜 싸움에 지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늘어져서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상황이고 하층부 건천은 건실하고 저력이 있다. 이 괘 전체를 이끌어가는 오효는 사악한 음효 사이에 위치해서 힘이 빠져 자기만을 생각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그래서는 안되고 하층부의 저력을 바탕으로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상층부는 아직 힘이 없기 때문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전열을 가다듬어 출발의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기다린다’는 의미의 수괘(需卦)라 한 것이다.
상하괘 간의 상을 보면 하늘 위에 구름과 천둥이 머물고 있는 운력중천지과(雲靂中天之課)요, 구름이 가득하나 비가 내리지 않은 밀운불우지상(密雲不雨之象)이며, 눈 속에 매화가 피어있는 설중매탄지의(雪中梅綻之意)의 모습이다.
서괘전에서 수괘를 몽괘(蒙卦) 다음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몽자몽야 물지치야, 물치불가불양야, 고 수지이수 수자 음식지도야’(蒙者蒙也 物之穉也 物穉不可不養也, 故 受之以需 需者 飮食之道也)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몽이라는 것은 어린 것이니 만물이 어린 것이다. 만물이 어리므로 가히 기르지 아니하면 아니 되는 것이니 고로 수괘로서 이어 받고 수라는 것은 음식의 도이다’라는 것이다. 수괘는 만물을 양육하는 것이고 양육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도이다.
수천수괘(需卦)의 괘사는 ‘수 유부, 광형정길 이섭대천’(需 有孚, 光亨貞吉 利涉大川)이다. 즉 ‘기다리는 상황으로 믿음을 가지면 빛나고 형통하며 바르고 길하다. 큰 하천을 건너는 것이 길하다’는 뜻이다.
수괘는 기다림이니 기다려야 할 때 바르게 기다리면 때가 되어 감(坎)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크게 형통을 득한다.
수괘를 만나면 무엇보다도 진실한 마음으로 무모한 행동을 삼가하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상전(象傳)에서도 나아가도 좋을 때까지 기다리면 험한 가운데에 빠지지 않는다. 즉 구오가 되면 수(需)의 때가 돼서 이섭대천(利涉大川)이 가능해 형통의 도를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기다려야 하는 때에는 초조해 하지 말고 음식을 먹으면서 신체를 기르는 여유를 가져라’는 의미에서 군자이음식연락(君子以飮食宴樂)이라 했다.
점사에서 수괘<각주 = 상왈(象曰), 하늘 위에 구름이 수이다. 군자가 음식을 먹고 마시며 잔치를 즐긴다(雲上於天需, 君子以飮食宴樂). 수괘는 곤궁사세로 팔월에 속한다(坤宮四世 卦屬八月). 납갑은 甲子 甲寅 甲辰 戊申 戊戌, 戊子이고 借用은 壬子 壬寅 壬辰이다. 만약 팔월 및 납갑년에 생한 자는 공명부귀명이다(若生於八月 納甲之年者 功名富貴命也)>를 얻으면 기다려야 한다. 억지로 밀고 나가면 위험하다.
노력하고 애써 보아도 효과가 없는 시운이니 빨라도 5, 6일, 5, 6주, 5, 60일, 5, 6개월, 5, 6년을 기다려야 한다.
시기의 단위는 상황에 맞추어 판단한다.
예컨대 전쟁에 나간 병사들이 출전 명령을 기다리거나, 결혼식 날짜를 받아 놓고 혼삿날까지 기다리거나, 단거리 선수가 출발선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상황이니 출발할 준비를 완벽하게 해두면서 오효의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기다려야 하지만 마침내 생사(生死)의 큰 바다를 건너 대열반(大涅槃)의 피안(彼岸)에 오를 수 있으니 오효의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사업, 바람, 거래, 취업 등 하고자 하는 일은 유망한 일이지만 현재는 어렵고 상대가 받아들일 마음이 없으니 자중하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상책이다. 이 경우 만일 본인이 주도권을 잡고 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즉 역위생괘해 하괘를 상괘 위로 역위하면 천수송이 돼 다투고 소송을 하게 되니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기다리다가 오효의 때가 되면 감수는 곤지로 변해 지천태가 되니 기다리는 보람이 있게 된다. 시험, 여행, 전업 등도 이와 같이 판단한다.
상대 인물 여하를 알고자 점하였다면, 상대는 극히 성실한 사람이지만 지금은 일할 때와 장소를 얻지 못해 불우하나, 원래 대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끝내는 성공해 상당한 지위에 오를 것으로 볼 수 있다. 혼인에서는 본인은 서두르고 있는데 상대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2, 3년 후라는 식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
기다리는 사람은 장애가 있어 오는 것이 늦고 가출인은 어려움을 만나 곤궁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잃은 물건은 찾기 힘들다.<각주=기다리는 사람(待人), 가출인(家出人), 잃은 물건(失物) 등은 부동괘에서 본괘의 상괘 감수(坎水)의 상에서 추론>
병점의 경우는 감수(坎水)가 건(乾)에 막혀있는 상을 보아 변비<각주 = 변비는 초효가 양(陽)으로 항문이 막혀있는 상, 구토, 객혈 등은 상효가 음(陰)으로 입이 열려있는 상에서 추론>, 임독, 대장이 붓는 창만, 부종, 음식과 관련된 괘로서 주독(酒毒)에 의한 위병, 식중독, 감수는 피고름, 건을 폐로 보아 늑막, 객혈로 판단할 수 있으며, 수괘는 오효가 변하면 상하괘가 곤지와 건천으로 반대인 유혼괘(遊魂卦)<각주=유혼괘는 오효가 변해서 상하괘가 반대되는 괘를 말한다. 즉, 건곤(乾坤), 산택(山澤), 수화(水火), 뇌풍(雷風)으로 구성되는 경우로서 이를 정대체(正帶體)라고도 한다. 귀혼괘는 오효가 변해 상하괘가 중괘(重卦)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본책, 역학입문편 참고)>가 돼 치유가 어려우니 끈기있는 치료가 중요하다.
날씨는 비구름이 하늘 위에 있는 상에서 비가 내릴 것 같으면서도 내리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개이지도 않아 맑은 날씨도 아니고 구름이 짙게 끼워있는 다소 어둡고 침침한 날씨라고 할 수 있다.



[동인선생 강좌개설안내]
○개설과목(2) : 명리사주학, 역경 (매주 토,일오전)
○기초 이론부터 최고 수준까지 직업전문가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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