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적지…전남 서남권 인구 50만 혁신벨트를”

전국에서 가장 풍부한 햇빛과 바람 자원을 가진 전라남도에 ‘아르이(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반도체·에이아이(AI)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신재생에너지와 첨단 전략산업유치 등을 발판으로 전남 서남권에 ‘50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를 조성하자는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전라남도와 기후생태연대 등이 주관해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에프케이아이(FKI)타워 루비홀에서 열린 ‘서남권 아르이(RE)100산단과 기업 유치 토론회’에서 조영문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 방안’에 관해 발표했다.
조 위원은 “용인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공업용수 수요량은 1일 최소 170만㎥에 달하는데 현재 공급 가능한 수자원량은 77만㎥ 정도로 40% 안팎에 불과하다”며 “2030년대 중반 이후에는 하루 90만㎥이 필요한데, 팔당댐 상류 가용 수자원량이 소진돼 공급이 불가하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발전 전용 댐인 강원 화천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기후변화로 극가뭄 주기가 짧아져 수자원 관리의 취약성이 증가하고 있고, 화천댐 유역 면적 중 북쪽이 65% 이상을 차지해 용수 공급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서울시 수도시설 여유량을 경기도 지역에 공급하고, 팔당댐 상류 광역상수도에서 용인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 용수를 공급해야 한다”며 “한탄강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하고, 용인 이동저수지를 공업용수 전용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5개 공장이 분산돼 운영되는 사례도 소개됐다. 이봉렬 외국계 반도체회사 매니저는 ‘균형성장과 반도체 팹’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지진, 태풍,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혹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특정 지역의 생산이 중단되더라도 다른 지역의 팹을 통해 생산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분산 배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삼성과 에스케이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 매니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10∼13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0GW 전력공급 3단계 방안을 보면, 부지 내 가스화력발전소(1단계)와 강원·경북 석탄발전소와 원전(2단계), 호남의 재생발전과 원전(3단계) 등이다. 그는 “아르이100 산단을 조성하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아르이100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며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 토지 확보와 확장성 등을 고려하며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르이100 산단 내 파격적인 전기 요금 할인 방안도 소개됐다. 아르이100 산업클러스터는 입주 기업 전체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을 목표로 조성된 단지를 말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력송전망, 재생에너지 발전원 위치, 산업효과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아르이100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며 “아르이100 산업클러스터에 반도체 및 이차전지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고, 피피에이(PPA)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피에이 방식은 입주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기를 ‘장기적인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으로 외부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효율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7월 이재명 정부에서 발표한 아르이100 산업단지 조성에 선제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에이아이(AI) 첨단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에이아이 데이터센터와 아르이100 국가산단을 품은 ‘솔라시도 에이아이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발판으로 ‘서남권 인구 50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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