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연아 사랑해” 눈물의 한마디…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이 남긴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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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는대."
최종본엔 편집돼 담기지 않은 장면 중 하나는 상연의 마지막을 지키던 은중이 '상연아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은중이는 상연이와의 동행을 선택할 때부터 이미 자신을 잘 지킬 줄 아는 친구였어요. 이 일을 아프고 슬프게만 받아들이진 않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상연이를 잘 보내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은중이는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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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는대.”
10년 전 절연한 친구가 찾아와 대뜸 이런 말을 꺼낸다. 그러면서 스위스행 비행기표를 건네더니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며 이런 부탁을 한다.
“맞아, 안락사.” “거기에 나랑 같이 가주지 않을래?”
12일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이렇게 시작한다. 15부작인 드라마는 서로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질투하고 미워하는 은중(김고은)과 상연(박지현)의 30년 서사를 다뤘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자된 작품이 아님에도, 공개 약 일주일 만에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와 지난주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5위를 차지했다. 섬세한 각본과 연출, 그리고 두 배우의 열연 덕이다. 치열한 관계극의 중심에 선 두 주인공인 배우 김고은(34)과 박지현(31)을 22, 25일 만났다.

자칫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는 박지현의 연기로 설득력을 얻었다. 나쁘게만 보일 수도 있었던 캐릭터지만,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에 상연의 외로움과 결핍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은중이는 그 자체로도 이해해줄 수 있는 역할이지만, 상연이는 시청자들이 그 안을 들여다 봐줘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한 역할이죠. 그런데 그 개연성을 박지현이란 배우가 잘 표현해낸 것 같아요.”(김고은)

“언니는 너무나 우뚝 서 있는 바위였고, 저는 그 바위에 계란도 돌도 던져보는 사람이었어요. 그 덕에 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모든 연기를 다 해봤죠. 제가 받는 칭찬은 김고은의 것이라고 생각해요.”(박지현)
김고은 연기의 절실함은 배우의 개인사와도 맞닿아 있다. 김고은은 출연 결정에 대해 “작가가 ‘조력 사망’을 담고 싶다고 하셨고, 그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 컸다”고 했다. 실제로 ‘은중과 상연’을 촬영하던 2023년 즈음에 그의 친구 몇몇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김고은은 “작품을 만난 시기가 참 신기했다”며 “슬픔에만 빠져있을 법한 시기에 올바르게 감정들을 쓸 수 있어서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하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고 했다.
“20대 전부를 함께 했던 친구들이었어요. 배우로서 인정받지 못했던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고은아, 너는 정말 특별해’라고 말해주던 이들이었거든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소중했던 그 친구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작품 속 두 사람의 끝은 예고된 대로 스위스로 향한다. 최종본엔 편집돼 담기지 않은 장면 중 하나는 상연의 마지막을 지키던 은중이 ‘상연아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박지현은 인터뷰 도중 이 연기를 할 당시를 회상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빨개진 눈을 훔치며 “누구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던 상연이는 그 한 마디를 평생 갈망했을 것 같다”며 “‘나도 사랑한다’고 은중에게 화답하고 싶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상연이 떠난 뒤 작품은 ‘남겨진 자’ 은중의 시점으로 마무리된다. 상연과의 동행을 마친 은중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김고은은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은중이는 상연이와의 동행을 선택할 때부터 이미 자신을 잘 지킬 줄 아는 친구였어요. 이 일을 아프고 슬프게만 받아들이진 않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상연이를 잘 보내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은중이는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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