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고독·한의 미학을 만난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5. 9. 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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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1924~2015)는 '사슴'의 시인 노천명, 고향의 벗인 길례 언니, 자신 외에도 숱하게 많은 여인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중에서도 붉은 바탕에 여인의 옆모습을 그린 '고(孤)'는 천경자의 대표 여성 초상화다.

이처럼 천경자의 여인 초상화는 곱게 단장한 여인을 일종의 대상으로 그린 '미인도'가 아니었다.

최근 '미인도'가 대법원에서 최종 위작 판정을 받은 가운데, 천경자가 그린 여인의 초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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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10주기 특별전
2006년 이후 최대 규모 전시
'청춘의 문' 등 대표작 집대성
천경자 '고(孤)' 서울미술관

천경자(1924~2015)는 '사슴'의 시인 노천명, 고향의 벗인 길례 언니, 자신 외에도 숱하게 많은 여인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모델은 달랐지만 언제나 본인의 삶에 깃든 고독과 한을 투영했다. 그중에서도 붉은 바탕에 여인의 옆모습을 그린 '고(孤)'는 천경자의 대표 여성 초상화다.

나비가 날아드는 꽃에 둘러싸인 여인을 그리면서도 작가는 '외로울 고'를 제목으로 정했다. 세계를 유랑하며 자발적으로 고독을 선택했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작품이다. 이처럼 천경자의 여인 초상화는 곱게 단장한 여인을 일종의 대상으로 그린 '미인도'가 아니었다. 주변에 실재하는 여성의 모습을 당당하고 독립적인 주체로 그린 초상화였다.

최근 '미인도'가 대법원에서 최종 위작 판정을 받은 가운데, 천경자가 그린 여인의 초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천경자의 10주기 특별전시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가 9월 24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2006년 생애 마지막 전시인 갤러리현대 개인전 이후 20년 만에 열리는 최대 규모 전시다.

이 전시는 천경자 화업 중 가장 주요한 장르인 채색화 80여 점을 집대성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포함 18개의 미술관, 개인 소장자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194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대단한 글쟁이였던 그의 저서, 도서 장정, 작가의 성장과정 및 작품 제작과정, 여행기 사진과 편지 등 다양한 자료도 엄선했다.

초기의 담채화 '개구리'부터 오랑캐꽃이 만발한 고향 고흥을 그린 유명한 풍경화 '춘우(春雨)'(1966),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를 모델로 한 '청춘의 문'(1968) 등 대표작이 망라됐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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