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은, 사극과 시대극으로 수련하는 젠지세대 연기톱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2025. 9.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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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이어 '백번의 추억' '탁류'로 고속 성장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백번의 추억' 신예은, 사진제공=SLL

흔히 연예계라 불리는 '업계'에서 오가는, '업계 관계자'들에게서 가장 잘 들리는 말 중 하나는 "연기력이 늘기 위해서는 사극이나 시대극을 하라"가 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요령도 부족하고 아직 명확한 연기관이 정립되지 않은 신예들에게는 아예 다른 시대와 사람을 사는 일이 낫다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생활 연기'라고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그만큼 어렵다.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평범한 호흡으로 평범한 인물 속에서 비범함을 찾기란 정말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마냥 어렵다. 그래서 지금의 많은 TV 드라마들은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로 불리는 생활 연기 작품에 중견 이상의 고참 배우들을 쓴다.

각설하고, 현재 앞서 언급한 '시대극과 사극'의 루트를 가장 충실하게 따르는 배우가 있다. 심지어 이 배우의 연기는 어느 정도 성과도 있다. 배우 신예은의 이야기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겠지만, 그에게는 20대 중반 정도의 젊음이 발휘되는 '싱그러움'과 '귀여움'도 있다.
신예은은 현재 공개 중인 두 개의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하나는 JTBC 주말드라마 '백번의 추억' 서종희 역이다. 그리고 하나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탁류'의 인물 최은 역이다. 성격과 캐릭터는 다르지만, 이 작품들에서 신예은이 체험하고 있는 것은 지금에 없는 '시대의 공기'다.

'백번의 추억' 서종희는 미스코리아를 꿈꾸는 1980년대의 '알파걸'이다. 자신감도 야망도 있고, 원하는 바를 헤쳐나갈 의지와 실행력도 있다. 하지만 그는 매사에 조심스럽지만 우직하고, 또는 믿음직스러운 고영례(김다미) 삶의 방식에 매력을 느낀다. 시대의 무게에 억눌리는 소녀들이지만 오히려 서종희는 고개를 빳빳이 쳐든다.

'탁류' 신예은, 사진제공=디즈니+

'탁류'의 최은 역시 비슷한 느낌을 준다. 민초들의 억센 삶의 의지가 넘실대는 한강유역에서 최은은 조선 최대 상단의 막내딸로 당시에 여성에게 금기시되던 장사를 하겠다고 나선 인물이다. 하지만 서종희의 야망과는 조금 달라 더 톤이 무겁고, 정의롭다. 서종희가 시대의 무게를 개인의 힘으로 이겨내려 한다면, 최은은 시대의 흐름을 바꿔 무게를 이겨내려는 큰 꿈을 꾼다.
신예은은 2018년 웹드라마 '에이틴'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2021년 정도까지 초창기는 그맘때 젊은 배우들이 다 겪는, 가벼운 풍의 청춘 드라마가 많았다. 그 역시도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나 '유미의 세포들 시즌 2' 등의 작품을 통해 존재감을 올렸다.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 시리즈를 통해 그의 연기 인생은 크게 바뀐다. 지금까지 작품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그의 눈에 독기가 서리고, 이는 지나쳐 상대를 비릿하게 바라보는 천하의 악역이 된다. 훗날 같은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의 호연도 있었지만, '더 글로리'의 복수 서사는 아역인 신예은이 충실히 그 밑천을 마련했기에 가능했다.

그 이후 신예은의 행보는 무언가 약속한 듯 흐르기 시작한다. 그는 바로 다음 작품 SBS 사극 '꽃선비 열애사'에서 주체적인 분위기의 객주 주인 윤단오, tvN '정년이'에서 매란국극단의 원래 에이스 허영서를 연기한다. 두 작품 모두 사극에다 시대극이다. 특히 허영서를 연기할 때 방자로 단 1초 만에 표정을 바꿔 덩실덩실 창을 하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안겨다 주기도 했다.

'탁류;의 세주인공 박서함 신예은 로운.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제 막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나아가는 나이. 예쁜 옷을 입고, 유행의 첨단을 걸으며 사랑을 받는 역할도 많았을 터이지만 신예은은 기꺼이 차로는 2~3시간이 족히 걸리는 지방 촬영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다른 시대와 다른 인물에 자신을 밀어 넣었다.

지금의 행보로 이어지면 그의 의도는 어느 정도 확실해진다. 다시 시대극인 '백번의 추억'과 사극인 '탁류'. 그가 오랜만에 하는 내년 방송 ENA '존버닥터'는 성형외과 의사지만 모두가 꺼리는 섬에 들어가는 고생을 자초한다.

'더 글로리'에서는 단지 비릿하기만 했던 눈동자에는 거듭거듭 경험이 쌓여 깊이의 층위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때로는 단 한 컷만으로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몰입력을 보였고, 주인공으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도 체득했다. 그의 공력은 정말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창조한 조선의 억센 배경 속에서도 잡초꽃처럼 피어난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서 애교 배틀 퍼포먼스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신예은(왼쪽)과 기예르포 델 토로 감독. 사진=방송 영상 캡처

그렇게 연기의 수련에 여념이 없는 그이지만, 그 나이 또래의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음도 보였다. 바로 얼마 전인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식 도중 애교를 보여준 장면이 숏폼 콘텐츠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그는 '탁류'의 남자주인공 로운과 함께 볼하트, 손키스 등 애교를 보였고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이를 따라 하면서 온라인에는 '애교배틀'로 퍼져나갔다.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행사에서의 한 장면. 여기에 긴장하지 않고 타고난 밝음을 내보이는 모습 또한 배우가 아닌 그 레이어가 한 꺼풀 벗겨 훨씬 자연스러워 보이는 신예은을 강조했다. 그는 작품을 거치면서 배우로서 조금 더 단단해지면서, 또 한 명의 젊은이로서 훨씬 밝아지는 소득을 얻고 있다.

훨씬 깊이가 생기고 든든해진 그의 모습에서 어떤 연기가 나올지는 아직 전혀 예상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조금씩 역할의 높이를 높이고 있는 그의 성장은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부쩍 체감이 가능하다. 청춘물로 시작했지만, 사극과 시대극으로 성장 중인 신예은, 어떤 공식 석상에서 그는 "어떤 상황과 환경에도 잘 물들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이는 엄청난 장점이다. 이렇게 하나둘씩 손에 든 무기가 늘어나는, 연기 하나로 보는 이들의 호흡을 잡을 수 있는 '치명적인 배우로' 신예은은 성장 중이다.

신윤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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