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로 가는 계단, 검정고시

조문욱 기자 2025. 9. 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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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 검정고시 지원자 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가 늘고 있는 것은 고교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대입 수시에 불리해지자 학교를 자퇴하고 고졸 자격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정시로 대학에 입학하려는 추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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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위원

제주지역에서 검정고시 지원자 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검정고시 응시자는 2023년 754명, 2024년 818명, 2025년은 874명이다,

이중 초졸 자격 검정고시의 경우 2023년 93명에서 올해는 55명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는 2023년 498명, 2024년 629명, 올해는 623명으로 2년 새 134명이 늘었다.

이처럼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가 늘고 있는 것은 고교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대입 수시에 불리해지자 학교를 자퇴하고 고졸 자격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정시로 대학에 입학하려는 추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검정고시(檢定考試, Qualification Examination)는 신체적, 경제적 등 다양한 이유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를 제때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이 몇몇 과목의 시험을 본 후에 초, 중, 고교의 졸업과 동등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시험 제도다.

우리나라에서의 검정고시는 8·15 해방 이후 문교부에서 연 2회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를 실시한 것이 효시다.

당시 독학하는 사람은 대학에 진학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그들에게 진학의 기회와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실시됐다.

그동안 검정고시라고 하면 경제적 사정,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제 나이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사람이 응시해 초·중·고 졸업 자격을 획득했었다.

그래서 검정고시에는 '만학(晩學)', '향학열(向學熱)' 등이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80대 최고령 합격' 등 많은 미담이 쏟아졌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같은 검정고시의 본래 취지와 달리 제도권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그 제도권을 스스로 벗어나 대학진학의 우회로로 활용되고 있다니 다소 씁쓸하다.

학교를 자퇴하고 대입 정시를 겨낭해 검정고시를 택하는 학생들이 제주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난주 한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소위 SKY 대학 신입생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 비율이 2020년 0.9%(108명)에서 올해 1.9%(259명)로 늘었

다. 연도별로는 2021년 1.1%(138명), 2022년 1.2%(142명), 2023년 1.3%(155명), 2024년 1.4%(189명)로 매년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는 고교 자퇴생 증가와 맞물려 있다. 최근 5년간 전국 고교 자퇴생 수는 2020년 1만4140명에서 2024년 2만6753명으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

특히 최근 고1부터 도입된 내신 5등급제는 기존 9등급제보다 상위 등급으로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퇴생이 더 늘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내신이 학교 내의 경쟁이라면, 검정고시를 통한 수능은 전국 수험생들과의 경쟁으로 대학 문을 통과하기에 더 좁을 수도 있다.

학교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교우(校友)들과 부대끼고, 때로 갈등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수능에 올인하기 위한 자퇴와 검정고시 선택. 신중하기를 바란다. 학교를 벗어나 혼자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혼자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하다가 어느 순간 외부의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

여럿이 함께하는 학교 생활은 이러한 외부 충격을 완화시키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슬기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닌 사회라는 큰 공동체에서 살아간다. 그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충돌하면서 성장해 간다.

그래서 더더욱 학교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