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쥔 카드 아직 많아 … 막연한 집값 상승 기대는 금물
수요억제 노린 6·27대출규제후
후속 공급대책 약해 시장 '꿈틀'
일부선 내년 입주물량 절벽 등
투자자 공포 심리 자극하지만
섣부르게 투자 나설때는 아냐

이재명 신정부의 6·27대책이 발표되자 시장은 진정국면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이후 70일 만에 9·7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9·7대책 발표 후 20여 일이 되어가면서 서울 시장이 다시 꿈틀댄다는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내년 서울 입주 물량 부족이라는 공포성 기사들이 산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시장의 재상승을 부추기는 양상을 띠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상승률 지표도 전주에 비해 재상승으로 전환하였다. 6·27대책과 9·7대책이 어떤 내용들이었기에 시장 변동성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6·27 가계대출 대책은 한국 가계들의 부채가 높아지면서 가처분소득 감소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가뜩이나 문제가 되는 자영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내수시장의 침체 둔화가 나타나면서 전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는 각종 경제지표에 놀란 금융당국과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었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발표하였지만 사실상 부동산 대책인 것으로 인식되었고 대출규제라는 수단을 통해 수요 억제 정책, 갭 투기 차단 정책을 펼쳤다고 시장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6·27대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을 올 7월부터 계획 대비 50% 수준 감축과 정책대출공급 연간 계획 대비 25% 감축한다.
둘째, 수도권과·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여신한도 6억원 제한과 함께, 2주택자 이상 또는 1주택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6개월 내 기존 주택 처분 시만 가능)한다.
셋째, 수도권과·규제지역 내 생애 최초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하향 적용함과 동시에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를 부과한다.
끝으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금지와 전세 보증 비율을 현행 90%에서 80%로 낮추는 것으로 현재까지 그 대책의 효과는 이어지고 있다.
계엄 이후 혼란한 시기인 무정부 상태에서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대출을 완화하였고 생애 최초 대출울 활용한 3040세대의 갭투자가 성행하였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오판(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서 비롯된 서울발 폭등이 이어지자 신정부는 갭투자, 갭투기 원천 차단과 가수요 차단이라는 목적하에 강력한 내용들로 구성된 대책을 발표하였고 효과는 시장에 바로 나타나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급 대책과 추가 세부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던 9·7 후속 대책은 시장참여자인 무주택자, 청년, 1주택자, 다주택자 할 것 없이 6·27대책보다 못한 수준의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9·7대책에 대해 '물풍선 대책'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자산시장은 통상적으로 수요·공급의 상호 연속적이면서 상반된 상관관계에 의해 시장가격이 결정된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수요·공급요인이 우선적으로 시장을 좌우한다. 하지만 부동산은 정부의 대출 정책, 금리 정책, 거래 규제 정책 등을 통해서도 시장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실물자산이다.
결정적으로 인간의 탐욕과 광기가 자주 등장하는 자산 분야이기에 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 변동성과 방향성이 자주 바뀌는 경향이 있다. 시장은 정책에 대해 일시적으로는 순응하나 그 강도에 따른 내성이 생기거나 대책의 사각지대가 존재할 경우 정책의 효과는 반감되거나 사라지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6·27대책과 9·7대책이 연이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효과가 약해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9월 7일 추가 대책을 발표하자 전문가는 물론 무주택자와 청년 그리고 주택소유자들 마저 '이게 뭐지?'라는 반응들이 많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은 최선을 다한 대책인 것처럼 발표하였으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직접 시행과 135가구라는 단어 외에는 시장에 주는 정부의 단호한 부동산정책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H 직접 시행에 따른 향후 분양가격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나 예측 가능한 신호가 없었다는 점이 치명적 아킬레스건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에 대해 시장은 그다지 신뢰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경우 6·27대책 전후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 신청을 하던 수요자들이 대책 발표 후 구매를 멈추었으나 9·7 후속 대책 이후 바로 구입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친시장론자들과 투자자들, 일부 언론은 내년 서울 입주 물량 부족이라는 이슈를 내세우고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이슈도 들먹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시장환경 속에서 정부의 공급 대책은 미온적이었고 무주택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상황이지만 투자자 투기자들에는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미 대출 규제는 시행되는 중이라는 사실, 향후 매매계약 시 계약금 입금 증빙자료 제출 의무화로 인한 허위 신고가 띄우기가 상당 부분 어려웠다는 점과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전세갭투자에 대한 규제 의지" "끊임없이 대책을 낼 것" "연착륙"이라는 발언과 신념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과 고민을 한 번쯤은 해야 한다.
오는 11월, 12월 두 달간 서울 강남권과 일부 지역에서는 대단지급 대규모 입주 물량만 1만4000여 가구, 중소 단지를 합하면 총 1만8000가구다.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상승장이 마치 25개 구 전역이 상승으로 호도되고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현재 25개 구 중 전 고점을 넘은 지역은 8개 구에 그친다. 17개 구는 도리어 전 고점 대비 최대 30~40% 조정된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내 집 마련과 투자전략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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