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20알 한번에 삼켜야"…간독성 부작용 말 안되는 이유
소화기내과 교수 "타이레놀이 태아 뇌 발달 늦출 가능성은 매우 낮아"
의협 "국민 불안 야기하는 행위, 강력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경고한 것을 두고 국내외 의학계가 "근거 없는 발언"이라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유튜브를 통해 타이레놀과 자폐증 간 인과성을 주장하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게재되면서 의료계에선 "의사가 아닌 이들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의사인 척 전달해 혼란을 야기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신을 '미국 카이로프랙터'(척추교정사)로 소개한 조한경씨는 전날 본인 유튜브 채널 '닥터조의 건강이야기'에 "백신 접종 후 열이 나면 타이레놀 복용을 권하는데 백신 접종 자체로 중금속이 축적되고, 타이레놀이 글루타치온(항산화제)을 고갈시키면 자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채널은 구독자 수 44만명 이상을 보유 중이다.
조씨는 지난 7월에도 자신과 같은 입장인 이스라엘의 한 산부인과 의사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타이레놀의 가장 큰 부작용은 간독성으로 그 결과 글루타치온 생성을 못 하게 되면 자폐증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조씨가 거론한 이스라엘 산부인과 전문의 도론 골드버그는 타이레놀이 "자폐의 원인이며 금지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골드버그의 주장에 대해선 이스라엘 보건당국이 "아무런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국내 의료계는 의사가 아닌 조씨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발행된 도서 '환자혁명'의 저자인 조씨는 2018년 보험사기에 연루돼 미국에서 카이로프랙터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조씨는 해당 내용이 2019년 뒤늦게 언론에 보도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2년간 면허취소 처분을 받아 2020년 8월까지 환자 진료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조씨가 주장한 타이레놀의 간독성 부작용에 대해 "간독성을 유발하는 중간대사산물이 있는데, 타이레놀 복용 시 성분 중 10%만 그 대사산물이 되고 90%는 안전한 방식으로 독성이 제거돼 배출된다"며 "(대사산물이 되는)10%도 글루타치온에 의해 독성이 중화돼 무독성 성분으로 바뀌어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중간대사산물 양이 체내 글루타치온 양보다 훨씬 더 많이 생겨야 간세포가 파괴된다"며 "이는 타이레놀 500㎎ 20정 이상을 한꺼번에 먹어야 가능한 얘기다. 임신 중 복용하더라도 독성물질이 태아로 넘어가 뇌 발달 등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은 본지 통화에서 "미국에선 '닥터'란 명칭을 붙여도 다 의사로 보진 않는데, 한국에선 (조씨의) 유튜브 채널명을 보고 의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국민 입장에선 (영상을 보고) '의사도 (트럼프 대통령과) 똑같은 얘기를 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의협 정례브리핑에서도 "국민께선 불확실한 주장에 불안해하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복용해달라"며 "일부에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행동에 대해 의협은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폐증 유발 원인으로 타이레놀을 지목하면서 실제 인과관계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의학계에선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단 게 중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구승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과장)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산부 관련 허가사항 B등급(Pregnancy Category B)으로 분류돼 있어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과 출생아의 자폐증 이환(병에 걸림)이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짓고 있는데, 연관성이 있다고 해서 인과 관계를 확정 짓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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