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물품이 축제로?…영양 산불 의연품 사용처 논란 ‘확산’

정형기 기자 2025. 9. 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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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축제서 기부 생수 사용 의혹…피해 주민 “지원 못 받아”
의연금품 보관도 부실…관리·공개 기준 미준수 지적
군 “공식 민원만 대응”…주민 “이불·음료수 받아 나눠”
▲ 영양군청 전경 모습

3월 경북 북동부를 휩쓴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영양군이 이번에는 '기부물품 사용처 논란'에 휘말렸다. 주민 지원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의연품이 피해 주민이 아닌 축제나 비피해 마을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행정의 투명성과 법적 책임 문제가 정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논란의 불씨는 지난 5월 열린 '영양산나물축제'다. 일부 주민들은 "참가 단체에 배부된 생수가 기부물품"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이는 '재해구호법' 제17조 제2항이 규정한 "의연금품은 재해를 입은 사람에게 지급하거나 구호에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면 위배하는 것이다. 기부자의 의사와 법적 취지를 동시에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관과 관리도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기부품 상당수가 군 직영 창고가 아닌 영양농협 집하장에 보관됐고, 주말·야간에는 관리 인력이 없어 도난 사고와 유통기한 경과 물품 폐기설까지 돌았다. '물품관리법 시행령' 제15조가 규정한 지자체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투명성 결여도 문제다. '재해구호법' 제17조의2는 의연금품 접수·사용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명시하지만, 현재 영양군청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 한 기부자가 "사용 내역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대목은 법적 의무 위반으로 비화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특정 마을이나 단체에 기부물품을 제공했다면 '공직선거법' 제113조에 저촉될 소지도 있다"며 "선거를 앞둔 시기에 선심성 배부가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대해 영양군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유게시판 글은 공식 민원 접수 창구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며 "게시글에서 제기된 주장 가운데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군 관계자는 "기부물품은 정상적으로 지급·운영됐다"며 "향후 공식 민원이 접수될 경우, 이에 대한 조사와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주민의 이야기는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장은 "몇 달 전 영양군에서 기부 받은 물품이 많아 이불과 음료수, 생수 등을 산불 피해가 없는 마을에도 나눠준다고 해 우리 마을도 수령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