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의 경제학…추석 앞두고 다시 시험대 올랐다

조유빈 기자 2025. 9. 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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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소비 심리 끌어올려…지속성 한계 거론
추석 연휴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 우려도…2차 신청률도 주목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정부가 내수 진작 차원에서 발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소비쿠폰)의 영향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음식점과 마트 등 생활밀착형 소비가 활발해졌고, 라면·즉석밥 등 민생 먹거리 매출도 크게 늘면서 체감 경기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사업장의 결제액도 증가하면서 골목상권 회복 효과도 드러났다.

현금성 지원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 개선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다만 일시적인 소비 진작 효과에 머무를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2차 소비쿠폰 신청·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 요인이 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월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차 소비쿠폰 사용처, 음식점이 40%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2차 소비쿠폰 신청이 나흘째를 맞았다. 이날 신청 대상자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4·9인 국민이다. 2차 소비쿠폰 지급 신청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됐다. 지난 22~23일 신청을 마친 국민은 총 1259만 명으로, 지급 대상자 중 27.61%에게 1조2590억원이 지급됐다.

소비쿠폰의 소비 심리 회복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차 소비쿠폰 지급 직후인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나타났고, 8월에는 111.4를 기록하며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에도 110.1로 집계되며 110을 웃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인데, 3개월 연속 110 이상을 기록한 것은 7년여 만에 처음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6조179억원 중 88.1%인 5조3000억원가량이 사용 완료됐다. 이 중 40.3%는 음식점에서 소비됐고, 마트·식료품(15.9%), 편의점(9.5%), 병원·약국(9.1%) 순으로 나타났다. 생활밀착형 소비 효과를 체감한 업계는 2차 발급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할인전에 돌입해 2차 특수를 노리고 있다. 직접 수혜를 입은 편의점을 비롯해,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 백화점 업종에도 기대감이 떠오른다. 그러나 1차 소비쿠폰처럼 음식점에서의 사용 비중이 높아질 경우 대형마트는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소비쿠폰의 소비 행태가 특정 업종에 쏠린 만큼, 사용처의 다양성과 소비의 지속성이 정책의 성과를 가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현금성 지원 정책은 본질적으로 단기적 수요 정책이기 때문에 장기적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사용 기간이 종료된 이후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을 볼 때, 일시적 지원금 형태의 경제 부양책이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긴 어렵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일부 업종의 매출 증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며, 지급 직후 한 달간 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나 이후에는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카이스트 연구진 역시 소비 기한이 다가오면서 소상공인 매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단기적 소비 촉진 효과를 일으켰지만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신청률에도 관심…1차 쿠폰, 56만 명이 안 받아

2차 소비쿠폰의 사용 기간이 추석 명절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 압력의 요인이 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추석 연휴는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다. 소비쿠폰 사용 시기가 겹치며 소비 진작 효과가 증폭되면 수요가 견인하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외식비나 농·축·수산물, 생필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한우 소비가 몰리면서 가격이 전년 대비 20%가량 급등한 사례가 있다.

2차 소비쿠폰 신청률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1차 소비쿠폰 신청률은 98.9%로, 약 56만 명이 소비쿠폰을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 등도 운영했지만 신청하지 않은 인원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물가만 높이고 서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포퓰리즘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싶었다"면서 소비쿠폰을 받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급된 1·2차 소비쿠폰은 11월30일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전액 환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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