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활성화 시·도 입장차 뚜렷
파주시, 국제예술학교 등 제안
경기도 “자체 계획 우선 검토”

한때 전국적 주목을 받았던 파주영어마을이 긴 침체에 빠지며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파주시는 국제예술학교 유치와 관광·출판 연계 등을 담은 활성화 전략을 경기도에 제안했지만, 도는 자체 계획을 우선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25일 오후 3시쯤 파주시 탄현면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가족 단위 방문객과 학생들로 북적이던 흔적은 사라지고 건물 대부분이 문을 닫은 채 적막감만 감돌았다. 캠퍼스 안을 오가는 사람도 드물어 오랜 침체가 이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곳은 지난 2006년 파주영어마을로 문을 열었다. 경기도는 851억원을 투입해 27만8252㎡ 규모에 49개 동 건물을 조성했다. 개원 초기 영어교육 열풍을 타고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렸으며, 유럽풍 건축물 덕분에 드라마·영화 촬영지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수요가 급감하자 도는 2017년 명칭을 '체인지업캠퍼스'로 바꾸고 미래형 교육프로그램 기관으로 전환했다. 2019년에는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로 명칭을 다시 변경했다.
현재는 ▲창의·예술교육 ▲메이커스페이스 ▲미래특강 등 미래교육 프로그램과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영어 문화 체험을 운영하지만, 과거 명성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에 파주시는 경기도에 구체적인 활성화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우선 국제예술학교 유치를 내세웠다. 지역 내 문화예술 인프라를 활용해 경기북부 예술교육 수요를 충족하고, K-컬처 열풍을 흡수하는 글로벌 교육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광자원과 연계한 활용 방안도 담겼다. 유럽풍의 이국적인 건축물을 개·보수해 정원형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통일동산 관광특구와 연계해 안보·문화·예술·자연이 어우러진 관광코스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인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열리는 '헤이리 판 페스티벌' 등 지역 축제와 접목해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도 포함됐다.
출판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제시됐다. 북앤컬처 등 북페어를 캠퍼스로 확장해 도서 전시·공연·체험을 다양화하고, '문화콘텐츠 생산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시의 추진전략에 경기도·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파주시 공동협의체 구성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실제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는 지역의 대표적 관광자산이자 잠재력이 큰 공간"이라며 "장기간 침체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국제예술학교·관광자원 연계 등 상시 활용되는 문화예술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파주시 제안을 받아봤지만 도 차원의 계획과 맞물려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는 미래교육 특화, 한류 문화 거점 조성, 국제교류 캠프 거점 등 3대 축으로 활성화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파주=글·사진 오윤상 기자 o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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