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창 이후 10년, 다시 떠오른 ‘고졸 얼리’···농구 집중하려면 대학보단 프로 VS 장기적 관점에선 대학리그 경험해야

이두리 기자 2025. 9. 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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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CC 송교창. KBL 제공



올해도 2명의 고교농구선수가 대학 진학 대신 프로 도전을 선택했다. 2015년 송교창(부산 KCC)이 반짝 불을 지폈던 ‘고졸 얼리’가 10년 만에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남자 농구에서는 대학교육 과정을 수료한 뒤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 무대에 진출하는 게 통상적인 절차다. 대학 수료 전, 즉 대학교 3학년 혹은 그 전에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을 ‘얼리 드래프트’라고 한다.

11월14일 열리는 2025~2026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는 14명이 조기 신청을 했다. KBL 역대 최다 얼리 엔트리다. 대학 얼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문유현(고려대 3학년)을 비롯해 12명, 고교 얼리는 양우혁(삼일고 3학년), 송한준(광신방송예고 3학년) 등 2명이다.

고졸 얼리의 시작은 송교창이었다. 그는 삼일상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5년 드래프트에 참가해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CC에 지명됐다. 그는 곧바로 KCC의 주전 포워드로 자리 잡으며 ‘고졸 얼리 신화’가 됐다.

송교창 이후 한동안은 고졸 스타가 나오지 않았다. 양홍석(창원 LG)의 동생 양성훈이 2017년 고졸 얼리로 나왔으나 지명되지 못했다. 서명진(울산 현대모비스), 김형빈(서울 SK), 차민석(서울 삼성)은 각각 2018년, 2019년, 2020년에 고졸 얼리로 데뷔해 현재 각 팀에서 뛰고 있다. 이 중 시즌 평균 20분 이상을 소화하는 선수는 서명진뿐이다. 2020년 고양 오리온에 지명돼 현재 고양 소노 소속인 조석호는 2021년 이후 출전 기록이 없다.

지난해 드래프트에는 3년 만에 고졸 신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홍대부고 박정웅이 1순위로 안양 정관장에, 경복고 이근준이 2순위로 소노에 지명됐다. 송도고 이찬영은 2라운드 1순위로 부산 KCC 유니폼을 입었다.

고졸 신인이 지난해 드래프트 1·2순위를 휩쓸며 다시 한번 ‘얼리 열풍’을 일으켰다. 손대범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대학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프로에 진출해서 성장하면서 연봉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추세인 것 같다”라며 “지난해 박정웅, 이근준 선수의 지명이 불을 지핀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안양 정관장 박정웅. KBL 제공



고교농구계에서는 농구에 집중하려면 프로 조기 진출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정웅을 배출한 홍대부고의 이무진 코치는 “대학에 진학하면 수업을 듣느라 운동할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이 있어서 테크닉이 저하될 수 있다”라며 “자신 있는 고교 선수들은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프로를 선택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코치는 “대학 4학년이 긴 시간인데 그동안 기량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믿음이 없으니 선수들이 얼리로 빨리 나가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대학 농구를 거쳐야 프로 무대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주희정 고려대 농구부 감독은 “프로에 1년 먼저 간다고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하는 건 아니다”라며 “성인팀에서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채로 프로팀에 가면 오히려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 감독은 “농구 외에도 대학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포기하고 바로 프로에 진출하는 부분이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도권 대학 농구부 감독은 “고교농구도 선수 풀이 많지 않은데 이들이 대학 진출 대신 프로를 선택하는 경향성이 짙어진다면 대학 농구 선수 부족이 심해지면서 농구부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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