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화해적 두 국가 전환, 영구 분단 인정 아냐…정부는 한 팀”
‘위성락 실장 발언과 충돌 비판’엔 “소모적 논쟁”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는 북·미 정상회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적대적 두 국가를 ‘평화적 두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영구 분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남과 북을 국가 관계로 보지 않는다는 대통령실 입장과 동일하다며 “정부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는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잠정적으로 통일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생긴 특수관계 속에서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은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남과 북은 1991년 9월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국제법상 두 개의 국가다. 통일의 근거가 없어지자, 그해 12월 남북은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합의했다. 임시방편으로 통일의 근거를 만든 것이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이 합의를 깼다.
정 장관은 남북은 “사실상의 두 국가, 이미 두 국가, 국제법으로 두 국가”라며 “(이는)현실적, 실용적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50%, 많게는 60%의 국민이 ‘북한이 국가냐’라는 질문에 ‘국가다’라고 답한다. 그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자신의 주장이 “정부는 두 국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전날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의 발언과 충돌한다는 비판에 대해 “소모적 논쟁”이라며 “정부는 한 팀”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적대적인 두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전날 위 실장도 남북기본합의서의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 장관은 통일부와 국방부 등 각 부처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용광로에 의견을 녹여내서 대통령이 제시한 교류·대화를 빨리 복원하는 것, 관계정상화 추진하는 것, 비핵화 추진하는 것을 위해 한 팀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화해·협력 단계→남북 연합 단계→통일국가 완성 단계’라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중 남북 연합 단계가 ‘사실상 평화적 두 국가 체제를 의미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통일을 포기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는 다르다는 게 정 장관의 주장이다. 하지만 화해·협력 단계가 이뤄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사실상의 두 국가 상태를 인정하면, 통일포기론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정 장관은 비핵화를 위해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학자연맹(FAS) 등 전문가들이 북한이 현재 고농축 우라늄 2000㎏을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오늘 이 시간에도 북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4곳에서 돌고 있다. 우선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는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지원하며, 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정 장관은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기 전이라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실사격·병력기동훈련을 중지해야 한다”며 “이에 대해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 2명의 국내 송환에 대해 “경과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협의에 부정적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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