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생애설계] 대학 국제화, 위기 속 대학의 돌파구

대학 국제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많은 대학이 국제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국제화는 단순한 학생 충원의 수단이 아니라, 대학 본연의 역할을 확장하는 전략적 과제여야 한다.
국제화의 목표는 분명하다.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해외 대학과 연구 협력을 확대하며,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의 국제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많은 대학 국제부서는 전략 부재, 비효율적 구조, 인재 부족이라는 문제에 여전히 묶여 있다.
유학생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살펴보면, 최근 3년간 유학생 통계는 국제화 전략이 얼마나 시장 맞춤형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중국은 여전히 가장 많은 학생(2024년 72,020명)을 파견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2022년 37,940명에서 2024년 56,003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5,733명에서 5,250명으로 줄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은 3년간 40% 이상 성장하며 신흥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비자 유형별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중국은 학위·연구 중심(D22, D23) 구조를 보이는 반면, 베트남은 어학연수(D4) 중심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 없이는 효과적인 유학생 유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학 국제화 현장에서의 구조적 난관은 크게 6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전략과 홍보의 부재이다. 대학 홈페이지나 홍보자료만으로는 어떤 학생을 어떤 방식으로 모집하려는지 알기 어렵다. 대상 국가와 메시지가 불분명해 체계적인 시장 전략이 없다는 인상을 준다.
둘째, 경직된 운영 방식이다. 기획·모집·관리가 부서장 중심의 탑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져 학생이나 외부 기관 입장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해외 시장 파악이 일부 인력에 의존되고, 학생 관리가 형식적으로 흐르기 쉽다.
셋째, 성과 중심적 프로세스 부족이다. 국제 업무는 협업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여전히 과정 위주로 흐른다. 추진은 활발하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미흡한 이유다.
넷째, 위임·전결의 불명확성이다. 권한과 책임이 모호해 부서장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집중된다. 의사결정은 늦어지고, 책임 소재도 불투명하다.
다섯째, 우수 인재 확보의 한계이다. 어학 능력과 국제 감각을 동시에 갖춘 직원을 찾기 어렵다. 인센티브 제도와 해외 연수 등 차별화된 인사정책이 요구된다.
여섯째, 내부 인재 육성의 부족이다. 어학 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성과 기반 보상, 타 부서 경험자 활용 등 장기적 인재 양성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대학 국제화는 숫자 경쟁에 매몰된 과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렵다. 전략적 홍보, 조직 혁신, 국가별 맞춤형 접근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국제화는 위기를 넘어서는 대학의 생존 전략이자 미래 성장 엔진이다. 한국 대학이 진정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국제화의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조직 구조를 정비하며,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 발전과 함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국제화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생애설계와 대학 국제화의 새로운 길
그렇다면 대학 국제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필자는 그 해법 중 하나로 생애설계(Life Planning) 교육을 제안한다.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에게 단순히 학문적 지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100세 시대를 살아갈 본인의 인생설계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자기이해, 경력 탐색, 삶의 균형, 직업, 관계, 재무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전략을 배우게 하고, 1:1 컨설팅을 통해 학업뿐 아니라 미래 진로와 삶의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설계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유학생을 단순한 ‘학위 취득자’가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줄 아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며, 한국 대학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제 대학 국제화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 학생이 한국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삶까지 설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국제화 모델이 완성된다. 생애설계 교육을 통해 유학생을 글로벌 인재로 길러내는 것, 그것이 위기 속 한국 대학의 진정한 돌파구다.
[신하균 한국생애설계협회 이사, 동덕여대 국제교류협력실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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